남자골프 세계랭킹 8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에서 우승 기회를 날려보낸 후 평정심을 되찾기까지는 알렉스 퍼거슨(70)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힘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스포츠는 13일 영국 더 데일리 스타지를 인용,홈페이지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매킬로이는 지난 4월 열린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에서 최종일 전반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후반에 몰락하며 80타를 기록하고 말았다.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허무하게 날려버려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매킬로이는 금세 ‘충격’을 극복하고 여느 때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로 돌아왔다.

매킬로이가 마스터스에서 몰락하자 긴 ‘슬럼프’를 예상한 퍼거슨은 매킬로이에게 글을 보내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매킬로이는 맨유의 열렬한 팬이다.지난 5월29일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유러피언골프투어 메이저급 대회 BMW챔피언십 일정이 겹친데도 불구하고 결승전 티켓을 얻기 위해 안달했을 정도다.

퍼거슨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때 16강전(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에서 반칙으로 퇴장당해 잉글랜드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데이비드 베컴에게 해주었던 조언을 매킬로이에게 그대로 해 주었다고 nbc스포츠는 전했다.“아웃사이더의 의견보다는 너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라.팬들이 비난할 것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홈으로,너를 사랑했던 팬들 곁으로 돌아오라.와서 그들을 다시 만나라.그리고 시간을 갖고 준비하라.그러면 곧 예전의 기량으로 돌아갈 것이다.”

베컴은 1998/99시즌에 맹활약을 했다.매킬로이도 마스터스 이후 몇 차례 우승을 넘보는 등 평상시 기량으로 돌아가며 세계랭킹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매킬로이는 “내가 열광하는 팀의 존경하는 감독이 직접 해준 어드바이스는 내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특히 16일밤 열리는 US오픈에 철저히 대비해왔다.대회 전 주에 이미 대회코스인 콩그레셔널CC에 가 홀로 연습라운드를 했다.주말에는 미국 명문 파인밸리에서 휴식과 연습을 병행했다.

“콩그레셔널코스가 마음에 든다”는 매킬로이는 1,2라운드를 더스틴 존슨,필 미켈슨과 함께 플레이한다.존슨은 지난해 US오픈에서 3타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했으나 82타로 무너진 경험이 있다.미켈슨은 US오픈에서 2위를 가장 많이 한 선수다.지난해 브리티시오픈과 올해 마스터스에서 잇따라 몰락을 경험한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매킬로이가 첫 메이저 타이틀을 이번 대회에서 딴다면 퍼거슨 감독의 ‘공’(功)’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매킬로이는 “메이저 첫 승을 올리면 맨유의 홈구장인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 주변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매킬로이의 꿈이 실현될 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