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8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장 막판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됐고, 기관이 '사자'로 돌아서면서 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7포인트(0.10%) 오른 2048.74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말 뉴욕증시 급락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지수는 지난달 저점(2030.68)을 밑돌며 장을 출발했다. 장중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기관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상승 반전하는 듯했으나 외국인 매도 물량 부담이 가중되면서 2020선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장 막판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 강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사흘째 '팔자'에 나서 화학, 운수장비,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199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177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쳤다. 개인은 1509억원어치 매물을 내놨다.

외국인 투자가가 6000계약대 선물을 사들이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 증시 우군 역할을 했다. 차익거래는 1869억원, 비차익거래는 1951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3820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장 막판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15개 이상 종목을 '바스켓'으로 동시에 매수(매도)하는 비차익거래를 통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가 허용될 경우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로 동아제약, 광동제약 등 일부 제약주들이 강세를 타며 의약품 업종이 1%대 상승했다.

기관 매수세가 유입된 운수장비도 1%대 올랐다. 8거래일 만에 반등한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삼인방이 1∼2%대 상승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기계업종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굴삭기 판매 부진 우려로 급락하면서 3%대 빠졌다. 전기가스, 건설, 화학, 증권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체로 오름세였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을 뺀 시총 1∼10위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 분리상장된 신세계와 이마트는 상장 첫 날과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전날 상한가로 장을 마친 신세계는 10%대 급락한 반면 이마트는 증권가 호평에 힘입어 하루만에 반등했다.

동양메이저는 동양매직 흡수합병 결정으로 9% 넘게 뛰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아직 과매도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세하락 추세는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섣부른 매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6개를 비롯해 274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4개 등 551개 종목은 하락했고 64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