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13일 "중국 스테인리스 시장이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한 것은 포스코 제품에는 t당 30~5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을 만큼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을 상장시키면 손에 쥐게 되는 3억~4억달러 안팎의 돈도 중국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 생산설비 증설 준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재 중국의 스테인리스강 수요는 연 800만t이지만 공급량은 연 900만t으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다"며 "하지만 포스코 제품은 프리미엄이 붙을 만큼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북한에 있는 철광석이나 흑연 마그네사이트 같은 지하자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자원을 많이 가져다 쓰고 있지만 무산 철광산의 경우 추정 매장량이 50억t에 달하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한국에서도 사용할 만한 양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는 전제 아래 김책제철소와 협력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정부가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발을 위해 제철소 건설 등 여러가지를 요청해오고 있으나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해나갈 것"이라며 "첫 단계로 훈춘시에 물류기지를 건설하고 퉁화강철과 건자재 분야에서 합작법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경제협력 전초기지로 창지투 지역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도 했다.

정 회장은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파이넥스 설비를 중국에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충칭강철 및 샤강그룹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공개하고 "올해 안에 협상이 마무리되고 정부에 해외 투자 승인을 요청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장가항포항불수강이 성장해 자리를 잡은 만큼 중국 증시에 상장을 해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을 갖고 있다"며 "현재 6억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자산이 상장되면 두 배 정도로 평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파이넥스 공법

일반 제철소는 쇳물을 만들 때 부스러기 형태의 철광석을 뭉치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 공정과 유연탄 가루를 열처리해 덩어리로 만드는 코크스 공정을 거친다. 파이넥스는 두 공정을 생략하고 철광석과 일반탄을 그대로 고로에 넣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장자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