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어깨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힘줄 손상'이 더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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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증세라도 방치하면 더 크게 찢어질 수 있어
30대부터 무리한 운동 자제해야
초기땐 PRP·체외충격파 치료…50%이상 파열됐다면 수술
30대부터 무리한 운동 자제해야
초기땐 PRP·체외충격파 치료…50%이상 파열됐다면 수술
두 달 전부터 배드민턴 재미에 푹 빠진 주부 강모씨(53 · 서울 서초동)는 매주 3~4일 선선해지는 오후에 친구나 딸과 함께 동네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쳐왔다. 살 빼려고 여러 운동을 해보다 지루하고 체력 소모가 커 중도에 포기하기 일쑤였는데 배드민턴은 통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다 운동효과도 커 한 달 넘게 꾸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 오래가지 못했다. 갑자기 시작된 어깨 통증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무리했나 싶어 찜질도 하고 파스도 붙여봤지만 점차 통증이 심해져 밤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가 됐다. 심각함을 알아챈 강씨는 병원을 찾았고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어깨는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운동범위가 큰 만큼 불안정해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공을 던지거나,걸레질하는 등 사소한 동작으로 어깨 힘줄과 관절은 손상될 수 있다.
◆요즘 어깨통증의 70%가 힘줄 문제
어깨 통증은 주로 중년 이후에 흔히 발생한다. 대부분 '오십견' 증상으로 생각해 굳은 어깨를 풀어주려고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회전근개 파열이거나 석회화건염,관절염 등 원인이 다양하기에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제 연세사랑병원 어깨 · 상지관절센터(원장 성창훈)가 2008년 8월부터 2년간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내원한 1만6940여명을 조사한 결과 회전근개 환자가 6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많은 이들이 혼동하기 쉬운 오십견 환자는 11%에 불과했다. 어깨에 돌이 생기는 석회화건염 환자는 6% 정도였다. 성창훈 원장은 "어깨질환은 각기 증상이 비슷해서 잘못된 치료로 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많다"며 "특히 회전근개 질환은 가벼운 증세라도 방치하면 크게 찢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0대부터 무리한 운동은 자제해야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을 통칭한다. 이 부위에서 처음에는 힘줄이나 점액낭 · 활액막의 염증으로 문제가 시작되지만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계속 무리해서 어깨를 사용하면 힘줄이 풀려 힘을 못 쓰는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지게 된다. 나이를 고려치 않고 테니스,골프 등 어깨에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을 30대 넘어서도 지속할 경우 회전근개 파열의 발생 위험은 증가한다.
보통 운동 후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회전근개가 파열된 초기에는 팔을 위로 들기 힘들 정도의 통증을 수반한다. 그러다 한참 시간이 지나거나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해 방치하기 쉽다. 이 센터 강승완 과장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변성된 힘줄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찢어진 부분이 재파열돼 단순 봉합수술로는 해결하지 못하게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후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미한 염증엔 보존적 치료
회전근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을 피하고도 치료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요법은 PRP(혈소판풍부혈장)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요법이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 · 원심분리하면 5배 농축된 혈소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손상 부위에 직접 주사하면 딱지가 앉듯 아무는 효과가 생긴다. 체외충격파는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환부에 1000~1500회의 고에너지 충격파를 쏴주면 인대나 힘줄을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소가 자극받아 상처 치료에 필요한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하지만 회전근개가 50% 이상 파열됐다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특히 회전근개파열이나 관절와순파열은 찢어진 부분을 봉합해야 완치된다. 어깨 관절 안에 내시경을 삽입하면 직접 관절 속을 관찰하면서 시술할 수 있어 정확하고 수술 후 남는 흉터가 작다.
성창훈 원장은 "회전근개가 지방으로 퇴행 · 변성된 경우 봉합을 하더라도 재파열되는 빈도가 증가하므로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