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지지력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다만 의류·신발 제조업체 VF사가 팀버랜드를 인수키로 하는 등 활발한 M&A(인수합병) 소식은 긍정적이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8거래일만에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기록한 저점(2030.68)을 밑돌며 출발한 지수는 장중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기관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상승 반전하는 듯 했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이 가중되면서 2020선으로 다시 밀려났다. 그러나 장 막판 비차익 프로그램을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들어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던 코스피지수가 전날 장 막판 반등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장중 큰 폭의 등락과 상승종목수(274종목)에 비해 두 배가 넘는 하락종목수(551종목)를 고려하면 당장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장중 변동성이 1.5%로 지난해 이후 평균수준(1.16%)을 여전히 크게 넘어서고 있다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 완화가 필수적인 시점임을 시사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들도 시장에 우호적이지 못하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소매판매는 11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가 예상되고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제조업 지수들은 기준선을 웃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비 가동률이 2000년 이후 평균수준(77.1%)에 근접하면서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 다만 기술적으로는 의미 있는 지지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의 부진한 흐름으로 9.5배 정도까지 하락한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수준 역시 연중 저점에 가깝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의 매력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둔화된 경제지표에 대한 실망감을 기업 이익에 대한 전망치에 반영하는 과정이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적극적으로 매수하기 보다는 기대는 조금 미루고 향후 진행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당장 탄력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추세적인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매수 관점에서의 접근이라는 전략의 변화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는 대응이라는 부분전술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