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챔피언십이 16일밤(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에서 시작된다.대회 개최 장소가 워싱턴 DC 인근이어서 타이거 우즈의 불참으로 인한 ‘허전함’을 어느 정도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또 한국(계) 선수들이 11명이나 출전하기 때문에 한국 교민들이 많이 응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ESPN의 예상을 중심으로 2011US오픈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①미국골프 자존심 지킬까
우즈가 불참함으로써 대회의 맥이 빠지고 매스컴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그렇지만 미국의 내셔널타이틀 대회임은 분명하다.미국과 유럽세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할 것임을 예고한다.때마침 세계랭킹 1~3위(루크 도널드,리 웨스트우드,마르틴 카이머)를 유럽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더욱 미국은 지난해 4월 마스터스에서 필 미켈슨이 우승한 이후 1년 넘도록 메이저 타이틀을 안지 못했다.지난해 US오픈에선 북아일랜드의 그레임 맥도웰이,브리티시오픈에선 남아공의 루이 웨스트호이젠이,USPGA챔피언십에선 독일의 카이머가 각각 우승컵을 들어올렸다.올 마스터스 챔피언도 남아공의 찰 슈워젤이었다.우즈가 빠진 자리에 미켈슨을 필두로 스티브 스트리커(랭킹 4위),매트 쿠차(랭킹 6위),더스틴 존슨(랭킹 9위) 등이 포진하고 있지만 유럽세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②54홀 선두가 우승컵 거머쥘까
미국 ESPN은 “최근 13개 메이저대회에서 54홀 선두가 최종일 70타 아래를 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또 최근 11개 메이저대회에서 54홀 리드를 한 11명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지난해 US오픈 때의 존슨,올 마스터스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대표적이다.더욱 최근 4개 메이저대회의 54홀 선두는 최종일 우승은커녕 80타대 스코어를 내며 무너졌다.이번 대회에서도 54홀 리드가 우승의 보증수표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더욱 코스가 어렵기 때문에 연장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이 대회 연장전은 최종라운드 다음날 월요일에 18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열린다.그만큼 우승 향방을 전망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③장타자가 유리할까
대회 코스는 파가 71이지만,길이는 7574야드(6892m)에 달한다.1997년 이곳에서 열린 대회 때보다도 전장이 300야드나 길어졌다.대회 사상 두 번째로 길고,메이저대회를 통틀어서는 세번째로 긴 코스다.18번홀은 길이는 523야드이나 파4로 셋업됐다.내리막이라고는 하지만 ‘퍼닌슐라(반도) 그린’이어서 선수들이 두 번째 샷을 하기가 만만치 않다.9번홀(파5) 길이는 636야드다.대회 사상 네 번째로 긴 홀이다.그린 앞은 계곡이다.그런만큼 일단 장타자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이 대회는 전통적으로 러프가 깊기 때문에 ‘파워’만 믿었다가는 큰 코를 다치기 십상이다.지난해 우승자도 단신의 맥도웰이었다.

④최경주,징크스 깰까
미국PGA투어에서 같은 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US오픈을 동시에 제패한 선수는 없었다.올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자 최경주가 그 징크스를 깰지 주목된다.최경주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이 대회에 출전했다.그러나 성적은 공동 15위(2005년)가 최고성적일 정도로 썩 좋지 않았다.그러나 올해 마스터스 공동 8위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4년전 이 곳에서 열린 AT&T내셔널에서 우승한 적이 있어 코스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점은 그를 다크 호스로 올려놓는다.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서도 최경주를 이번 대회 156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파워 랭킹’ 9위에 올렸다.

최경주는 미국PGA투어와 인터뷰에서 “4년전에 비해 코스가 길어져 공략법을 달리해야 한다”면서도 “그 때 우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최경주는 “대부분 홀에서 6번이나 7번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하지만,롱아언으로 ‘컷 샷’을 해서 볼을 그린에 잡아두어야 할 때도 있을 것같다.”고 덧붙였다.마스터스 때 탄도높은 볼을 치기 위해 4개나 갖고 나갔던 최경주는 이번에는 3번 하이브리드 하나만 갖고 나갈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