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둑계의 전설' 기타니 미노루 9단(1909~1975)이 1952년에 수결한 바둑판과 바둑알(사진),부처의 탄생에서 열반까지의 일대기를 기록한 석가세존 팔상록,유백색의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 등이 경매에 나온다.

고미술 전문 경매회사 아이옥션(대표 공창규)이 오는 21일 서울 경운동 경매장에서 실시하는 여름 경매에 도자기를 비롯해 고서화 및 민속품 212점과 근 · 현대 미술품 38점 등 250점이 경매에 부쳐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기타니 미노루 9단이 한때 소장했던 바둑판과 바둑알.추정가 3000만~4500만원에 나온 이 바둑판의 재질은 비단나무이고 바둑알통은 흑단이다. 백돌은 조개,흑돌은 오석으로 제작됐다. 기타니는 조남철 9단과 조치훈 9단의 스승이다.

아이옥션 측은 "기타니는 이 바둑판을 수년간 소장하다 재일동포 친구에게 선물한 것으로 한 애호가에 의해 경매시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2005년 일본에서 1000만엔에 팔린 세고에의 바둑판이 판매 대금 반환소송으로 비화되며 화제가 된 만큼 벌써 입찰 경쟁이 기대된다.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31.5×13.5×12.8㎝)도 추정가 1억2000만~2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유백색의 둥글고 완만한 곡선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듯하다. 석가세존 팔상록 두 권도 추정가 3500만~6000만원에 나온다. 부처의 탄생에서 열반까지의 일대기를 8가지로 나누어 기록한 이 책은 한글 궁체로 필사해 궁궐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꽃밭에 앉은 새를 담아낸 '백자청화화조문호'(추정가 6000만~1억원)와 '백자청화 장생문병'(2300만~3300만원),운보 김기창의 '태고의 이미지'(1500만~2500만원),희원 이한철의 '류하쌍마도'(1200만~3000만원),곽자의 '곽분양행락도'(2000만~3500만원) 등도 눈길을 끈다.

공창규 아이옥션 대표는 "이번 출품작의 추정가 총액은 약 10억원에 이른다"며 "1000만원 이상이 18점,100만~1000만원대 151점,100만원 미만 81점 등 중저가 위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출품작은 20일까지 경운동 경매장에서 미리 볼 수 있다. (02)733-643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