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기도 분당신도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연수원.외국인 15명이 LH 직원이 들려주는 '신도시 조성 기법' 강연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통역을 통해 전해지는 강연 내용을 놓칠까 부지런히 적는 이도 보였다. 이들은 베트남에서 온 주택 · 도시 담당 공무원들.한국형 신도시 개발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LH(사장 이지송 · 사진)를 찾았다.

LH가 신도시 수출로 경제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 LH는 전 세계에서 신도시 건설 경험이 가장 많은 공기업이다. 대도시 인구 과밀 문제로 고민하는 개발도상국들이 앞다퉈 LH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LH는 한국형 신도시 수출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신도시 수출 측면 지원

부채가 많은 LH는 해외 신도시 개발에 자금을 직접 투자할 여력이 없다. 이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신도시 조성 사업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해외 신도시의 마스터 플랜 수립 용역 등을 수주하거나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참여를 통해서다. 이런 노력은 민간 건설업체가 후속사업(설계 · 기반시설 공사 · 건축)을 수주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그동안 수주한 용역 프로젝트로는 아제르바이잔 신도시 프로젝트관리(PM) 용역,탄자니아 키감보니 신도시 마스터플랜 용역,UAE 마스다르 KCTC 개발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 등이 있다. 원조형 사업으로는 베트남 하이퐁 신도시 개발계획 수립 기술자문 용역 등이 있다. 중국 베트남 에콰도르 등과는 기술과 정보 인력 등을 상호교류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전문가들은 한국형 신도시 수출이 건설업계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신도시 개발이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짓는 수준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등 각종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이 집약되는 융합산업으로 거듭나고 있어서다. IT와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는 신도시 개발에 관심이 커지면서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한 U-시티,친환경 도시(Eco-city) 등 한국형 신도시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알제리 가나 등 신흥 산유국을 중심으로 신도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유엔(UN)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도시개발사업 투자 규모는 30조달러로 추산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