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노키아를 제치고 새로운 스마트폰 왕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갤럭시S라는 '하나의 수퍼폰'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 미국의 유명 IT매체인 ‘기가옴’(GIGAOM)은 이날 시장조사기관 노무라의 예상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왕좌에 올라서는 이유들에 대해 분석했다.
"삼성 스마트폰 정권교체 일등공신은 갤럭시S"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에 애플이 아이폰에 했던 것과 같이 단일한 디자인으로 접근했다. 물론 미국시장 등에서는 통신사들을 위해 약간씩 변화를 줬지만 기본적으로는 한 개의 메인 디자인을 가졌다는 것.

기가옴은 "하나의 디자인은 삼성이 연구와 개발쪽에 더 신경을 쏟도록 만들었고, 이는 수십 개의 다른 폰들을 제공하는 노키아와는 다른 접근이었다"고 지적했다. 갤럭시S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어 갤럭시S의 후속작인 갤럭시S2에 대해 기가옴은 ‘왕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 제품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올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2는 수퍼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플러스 스크린에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8.49mm의 초슬림두께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시장에서 갤럭시S2를 내놓은 지 70일만에 100만대 이상 판매했다.

노키아와 달리 삼성전자가 자사의 스마트폰 프로세서들을 디자인한다는 점도 경쟁 포인트라고 기가옴은 설명했다. 애플도 아이폰3gs부터 A4칩을 자체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경쟁 제조업체들은 칩 공급 부족을 겪어도 삼성전자는 이를 피할 수 있다는 것. 삼성은 더욱이 칩 디자인 뿐 아니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향상시키기 위해 그들을 변경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노키아, HTC, LG, RIM 등의 제조사들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기가옴은 말했다.

기가옴은 이밖에 삼성전자의 독자 플랫폼인 ‘바다’ 역시도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기가옴의 케빈 토플은 "삼성이 자사 핸드셋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의문을 가졌지만 판매량은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350만대의 바다폰들이 팔렸다. 이는 MS의 윈도우폰 전체 판매량보다 100만대나 더 많은 수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부터 자사의 미디어 에코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기가옴은 "삼성은 책, 잡지, 비디오 렌탈 및 구입등과 함께 자사 기기들에서 작동하는 3개의 다른 허브 안에 풀 기능의 뮤직 스토어를 제공한다"며 "이는 사용자들이 원-스톱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돕고 미디어 콘텐츠로 인해 견고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기가옴은 끝으로 애플이 최근 삼성전자가 자사 디자인을 베꼈다며 제소한 것과 관련해 "갤럭시S와 터치위즈 UI등이 아이폰 및 iOS와 닮은 것 이상”이라 면서도 “소송에 따라 애플이 금전적 이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이는 삼성이 기기들을 판매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카피 전략이든 아니든, 애플이 당분간은 새로운 스마트폰 왕(삼성전자)을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노무라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출하대수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4.8%에서 올 3분기 20.4%까지 급상승하고 같은 기간 노키아의 점유율은 25%에서 16%로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3분기에는 애플이 노키아를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순위가 2분기에 삼성전자, 노키아, 애플 순으로 바뀌고 3분기에는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순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노무라는 스마트폰 시장의 파워가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어 2012년에는 대만 HTC도 노키아와 판매대수가 비슷해질 것을 전망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