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 NO"…사모펀드가 '세계최대 문구점'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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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ractice] 베인캐피털의‘가치투자’
스테이플스는 세계 최대 사무용 문구 전문점이다. 아마존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소매업체이기도 하다. 설립 10년 만에 포천 500대 기업에 선정됐고 설립 후 10년 이내 매출 30억달러를 돌파한 사상 여섯번째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245억달러로 각국에 2000여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스테이플스를 만든 주역은 사실상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베인캐피털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정치력을 확대하고 있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베인앤드컴퍼니 출신 컨설턴트 3명이 주도해 1984년 설립한 사모펀드다. 그들이 펀드 설립 초기 개인들을 통해 모은 자금은 3700만달러.이 중 일부를 스테이플스에 투자했다. 저평가된 회사를 사들여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이를 쪼개 큰 차익을 보고 팔아먹는 통상적인 사모펀드와는 다른 '가치투자'를 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사모펀드,가치투자를 시작하다
베인캐피털은 투자 대상 기업의 재무개선 외에도 회사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도입했다. 컨설턴트적 시각에서 기업과 시장을 철저히 분석한 뒤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해 기업의 잠재력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한번 투자하면 최대 5년까지 장기간 이어지는 관행도 이때부터 자리를 잡았다. 베인캐피털이 출범한 1980년대는 미국에서 낮은 이자로 차입매수(LBO)가 크게 유행했던 시기라 사모펀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투자 자산을 낮은 가격에 매수해 고가에 파는 일이 어려워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약이 된 셈이다.
베인캐피털이 투자한 회사들은 스테이플스 외에도 버거킹(패스트푸드) 도미노피자(피자) 토이저러스(장난감백화점) 워너뮤직(음반사) 등 유명한 기업들이 즐비하다. 현재까지 250여건의 투자를 단행한 베인캐피털의 전체 운용자산은 650억달러에 달한다.
베인캐피털의 가치투자는 다른 사모펀드 및 기업들의 M&A 관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OB맥주를 인수한 KKR 등 대형 글로벌 펀드는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위해 내부에 자체 컨설팅 조직을 두고 있다. 어피니티캐피털 MBK파트너스 H&Q 등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펀드들도 대부분 기업 가치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성공 사례를 낳았다.
◆"타깃 분석으로 효율성을 높여라"
베인캐피털은 1997년 찰스뱅크캐피털과 함께 호주의 침대 가구 업체인 실리에 투자했다. 이들은 경영에 적극 관여,매출을 높여 처음 투자비의 5배에 가까운 규모로 사업을 확장했다. 비결은 효율성이었다. 실리 인수 당시 이 회사는 보급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인캐피털은 목표 고객을 고소득 계층과 실버 세대로 바꿨다. 저가 제품,할인 판매를 통한 박리다매형 매출보다는 고가 제품을 판매해 효율성을 높었고 빠르게 성장하는 소규모 유통 채널을 집중 공략했다.
시장 조사 결과 침대 위 · 아래를 뒤집어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한쪽 면만 사용하는 침대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원가 절감에 나섰다. 대신 프리미엄 침대와 일반 침대를 차별화해 수익성을 올리고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인수 후 3년간 EBITDA(기업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것)가 50% 이상 증가했다. 기술 중심주의의 모순에 빠질 뻔했던 상황에서 시장을 먼저 분석했고 인수 후 생산라인을 개선한 결과였다.
◆인수 후 3~5년 투자 목표를 설정
베인캐피털은 인수한 기업에 대해 '최대 잠재치(full potential)'를 설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선 시장 수요와 고객 경쟁사 환경 기업운영 등 5가지 부문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실사를 수행한다. 그 결과 3~5년에 걸친 투자 기업의 목표를 설정한다. 다시 말해 투자 기간 동안 기업이 달성할 수 있는 매출과 이익의 최대 잠재치를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도출해 피인수 기업의 경영진과 공유했다. 목표는 경영진의 보상과 연계시켰다. 이에 따라 투자기업의 자본 비용 대비 현금 흐름 투자수익률이 업계 평균의 2.5배를 웃돌았다.
인수한 기업의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목적일 때와 재매각이 목적일 때 기대하는 수익률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베인캐피털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는 수익률도 염두에 둔다. 다른 매수자에게 기업을 매각하게 될지라도 그 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인캐피털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이혁진 베인앤드컴퍼니 상무
스테이플스를 만든 주역은 사실상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베인캐피털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정치력을 확대하고 있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베인앤드컴퍼니 출신 컨설턴트 3명이 주도해 1984년 설립한 사모펀드다. 그들이 펀드 설립 초기 개인들을 통해 모은 자금은 3700만달러.이 중 일부를 스테이플스에 투자했다. 저평가된 회사를 사들여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이를 쪼개 큰 차익을 보고 팔아먹는 통상적인 사모펀드와는 다른 '가치투자'를 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사모펀드,가치투자를 시작하다
베인캐피털은 투자 대상 기업의 재무개선 외에도 회사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도입했다. 컨설턴트적 시각에서 기업과 시장을 철저히 분석한 뒤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해 기업의 잠재력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한번 투자하면 최대 5년까지 장기간 이어지는 관행도 이때부터 자리를 잡았다. 베인캐피털이 출범한 1980년대는 미국에서 낮은 이자로 차입매수(LBO)가 크게 유행했던 시기라 사모펀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투자 자산을 낮은 가격에 매수해 고가에 파는 일이 어려워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약이 된 셈이다.
베인캐피털이 투자한 회사들은 스테이플스 외에도 버거킹(패스트푸드) 도미노피자(피자) 토이저러스(장난감백화점) 워너뮤직(음반사) 등 유명한 기업들이 즐비하다. 현재까지 250여건의 투자를 단행한 베인캐피털의 전체 운용자산은 650억달러에 달한다.
베인캐피털의 가치투자는 다른 사모펀드 및 기업들의 M&A 관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OB맥주를 인수한 KKR 등 대형 글로벌 펀드는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위해 내부에 자체 컨설팅 조직을 두고 있다. 어피니티캐피털 MBK파트너스 H&Q 등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펀드들도 대부분 기업 가치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성공 사례를 낳았다.
◆"타깃 분석으로 효율성을 높여라"
베인캐피털은 1997년 찰스뱅크캐피털과 함께 호주의 침대 가구 업체인 실리에 투자했다. 이들은 경영에 적극 관여,매출을 높여 처음 투자비의 5배에 가까운 규모로 사업을 확장했다. 비결은 효율성이었다. 실리 인수 당시 이 회사는 보급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인캐피털은 목표 고객을 고소득 계층과 실버 세대로 바꿨다. 저가 제품,할인 판매를 통한 박리다매형 매출보다는 고가 제품을 판매해 효율성을 높었고 빠르게 성장하는 소규모 유통 채널을 집중 공략했다.
시장 조사 결과 침대 위 · 아래를 뒤집어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한쪽 면만 사용하는 침대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원가 절감에 나섰다. 대신 프리미엄 침대와 일반 침대를 차별화해 수익성을 올리고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인수 후 3년간 EBITDA(기업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것)가 50% 이상 증가했다. 기술 중심주의의 모순에 빠질 뻔했던 상황에서 시장을 먼저 분석했고 인수 후 생산라인을 개선한 결과였다.
◆인수 후 3~5년 투자 목표를 설정
베인캐피털은 인수한 기업에 대해 '최대 잠재치(full potential)'를 설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선 시장 수요와 고객 경쟁사 환경 기업운영 등 5가지 부문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실사를 수행한다. 그 결과 3~5년에 걸친 투자 기업의 목표를 설정한다. 다시 말해 투자 기간 동안 기업이 달성할 수 있는 매출과 이익의 최대 잠재치를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도출해 피인수 기업의 경영진과 공유했다. 목표는 경영진의 보상과 연계시켰다. 이에 따라 투자기업의 자본 비용 대비 현금 흐름 투자수익률이 업계 평균의 2.5배를 웃돌았다.
인수한 기업의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목적일 때와 재매각이 목적일 때 기대하는 수익률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베인캐피털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는 수익률도 염두에 둔다. 다른 매수자에게 기업을 매각하게 될지라도 그 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인캐피털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이혁진 베인앤드컴퍼니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