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중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오랜만에 강세를 타고 있다.

중국 5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20일 이동평균선(2072)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080선까지 뚫었다.

14일 오후 2시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28.01포인트(1.37%) 뛴 2076.75를 기록 중이다.

전날 뉴욕증시가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혼조세로 마감한 상황에서 지수도 내림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지수는 오전 중 발표된 중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블룸버그 기준)에 대체로 부합했다는 소식과 함께 상승폭을 키웠다.

중국의 5월 CPI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5%로 집계됐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지만 증권업계에선 시장 추정치에 부합, 안도감이 반영되며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각에선 CPI가 6%를 넘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 상황에서 시장 추정치에 부합, 안도심리가 퍼졌다"며 "당초 물가 급등과 함께 중국 경제성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경착륙 우려가 불거졌지만 소매판매, 산업동향 등에 비춰 경착륙 리스크가 덜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긴축에 대한 부담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지 않다는 부분이 우려를 경감시켰다는 설명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의 초점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인 모멘텀 공백기로 그동안 조정장이 이어졌다"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진 상황에서 이날 추정치에 부합하는 중국 CPI로 하반기 중국 모멘텀 부각에 대한 기대가 촉발,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선 CPI가 6월께 정점을 기록한 후 하반기 점진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란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농산물 가격 추이 등에 비춰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면서도 "6월 CPI 상승률은 5.0∼5.5%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후엔 다소 하락될 것으로 예상돼 다음달 CPI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달 중 단행되지 않을 경우 긴축 기조가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해석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국 모멘텀을 고려한 투자전략 수립이 바람직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병연 연구위원은 "이후 증시를 주도하는 주도주는 정유, 화학, 자동차순으로 다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에 중국정부의 투자 재개에 대한 기대 등을 고려하면 중국 내수시장 확대 수혜주도 유망하다"며 "3분기 계절적 수요와 유가 하락 등을 고려하면 여행, 레저, 항공 관련주도 자체 펀더멘털(내재가치)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