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중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2070선을 회복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09포인트(1.37%) 오른 2076.83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전날 뉴욕증시가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혼조세로 마감한 상황에서 지수도 내림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지수는 중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블룸버그 기준)에 대체로 부합했다는 소식과 함께 상승폭을 키웠다. 120일 이동평균선(2073)을 넘어서 한때 2080선까지 뚫었다.

기관이 운수장비, 화학, 금융 등을 중심으로 378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나흘째 '팔자'에 나서 509억원어치 매물을 내놨다. 개인은 448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중국 CPI 발표 시점께를 기점으로 프로그램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증시 우군이 됐다. 차익거래는 1084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1042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2126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기관 매수세가 유입된 '차·화·정'이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업종별로 운수장비와 화학이 3%대 급등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삼인방이 3∼4% 강세를 탔고, 만도, 현대위아, 에스엘 등 부품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6% 뛴 한화케미칼과 금호석유를 비롯해 LG화학, S-Oil, 호남석유 등도 1∼4%대 강세를 보였다. 중국 당국의 제품 품질문제 제기로 급락했던 한국타이어가 저가 매수 기회란 증권사 분석에 힘입어 8% 넘게 올랐다.

반면 비금속광물, 전기가스, 통신 등의 업종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체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포스코와 신한지주, KB금융을 제외한 시총 1∼10위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선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중국 5월 CPI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증시의 초점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조정장이 이어졌다"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진 상황에서 이날 추정치에 부합하는 중국 CPI로 하반기 중국 모멘텀 부각에 대한 기대가 촉발,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탔다"고 진단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이날 강한 반응을 보였다"며 "이날 상승세는 외국인 매도가 제한적이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덕으로 이후 상승세를 기대하기엔 모멘텀(상승 동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5개를 비롯해 512개 종목이 상승했다. 302개 종목은 내렸고 84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