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사장 김쌍수 · 사진)은 지난해 7월 2020년 매출 85조원을 올려 세계 5위의 에너지 및 엔지니어링(E&E) 회사로 도약한다는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올해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는 첫 번째 해다.

한전의 해외 사업은 수력 및 화력 발전,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원자력 발전,자원 개발 등 4가지 축으로 진행한다. 한전은 이들 사업의 활동 지역과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또 개별 사업부문이 유기적이면서도 경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올해 투자의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2020년 해외 사업 매출 목표도 26조원으로 설정했다. 한전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사업 총 수주 용량 5000㎿ 목표도 제시했다.

한전의 화력발전사업 거점은 필리핀이다. 필리핀의 경우 한전이 최초로 진출한 해외 사업지로 말라야,일리한 등 한전이 건설한 4개 화력발전소가 필리핀 전력시장 중 12%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필리핀 바탕가스시(市)에 있는 한전 일리한발전소는 뛰어난 수익성을 자랑한다. 일리한 발전소는 세계 최대 가스복합화력 발전소이자 2003년 에너지 전문지 '파워'가 선정한 세계 톱12 발전소 중 하나다. 이 발전소는 지난해 매출 790억원,순이익 477억원을 기록했다.

한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필리핀 휴양도시인 세부 인근에 있는 나가시(市)에도 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한전 세부화력발전소의 사업비는 4억5000만달러다. 판매 예상 수익은 운영권을 보장받은 2036년까지 25년 동안 32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순수익도 8억5000만달러로 예상된다.

한전의 이 같은 해외 활동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세부 사업의 경우 한전이 전체 사업을 총괄하고 설계 · 감리는 현대엔지니어링,운전 · 보수는 동서발전,시공 · 건설은 두산중공업이 맡고 있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사업 부문에서 중국을 기점으로 세계로 뻗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현재 중국 네이멍구 츠펑에 50여대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전체 발전용량은 170만㎾로 츠펑시 전체 전기소비량인 500만㎾의 3분의 1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한전은 또 올해 들어 덴마크 동에너지(Dong energy)와 해상풍력 및 스마트그리드 분야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에너지는 덴마크 최대 에너지기업으로,세계 최초로 상용급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전체 전력의 15%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다. 한전은 동에너지와 기술협력을 강화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한전 해외 사업에 대한 관심은 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추가적인 해외 수주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UAE 원전사업의 경우 한국형 원전 4기(5600㎿) 수주금액이 186억달러(20조원)에 달한다. 1200명의 근로자와 300기 이상의 중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UAE 이후 제2의 신규 원전 수주를 이끌어내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트남 인도 터키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사우디 태국 등이 한전이 목표로 삼고 있는 원전 수주 후보 국가들이다.

해외 자원 개발은 발전 연료인 유연탄과 우라늄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한 해 국내 필요 물량은 각각 7100만t,4500t으로 자주개발률은 34%,22%다. 한전은 올해 이들 연료의 자주개발률을 유연탄 40%,우라늄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