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14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오는 20일부터 0.5%포인트 오른 21.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4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서둘러 긴축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은 올 들어 금리를 2차례,지준율을 6차례나 인상하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시중 유동성 3500억위안(58조원)가량이 은행으로 흡수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에 비해 5.5% 올랐다고 발표했다. 정부 목표치인 4%에 비해 훨씬 높은 데다 전달의 5.3%에 비해서도 소폭 상승했다. 중남부 지역의 가뭄으로 인해 식품가격이 11.7% 오른 데다 주거비용 증가 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런샹팡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이르면 내주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과 다이와증권도 이날 인민은행이 이달 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산업생산과 투자 증가세 둔화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경착륙 우려는 다소 덜게 됐다는 지적이다.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3%로 3개월 연속 둔화됐지만 예상치(13.2%)보다는 높았다. 올 들어 5월까지 고정자산투자는 25.8% 증가해 4월까지의 증가율(25.4%)은 물론 예상치(25.2%)도 웃돌았다. 반면 지난달 소비 증가율은 16.9%로 예상치(17.0%)는 물론 4월의 증가율(17.1%)을 밑돌았다.

쉬가오 광다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성장둔화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인민은행이 이달 중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중국의 성장속도 둔화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유럽 미국 일본 등에도 영향을 미쳐 글로벌 성장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