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들의 고단한 하루 그려낸 차인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두 번째 소설 《오늘예보》 펴내
"왜 자꾸 책을 쓰느냐고 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죠.한 해 1만5000명이 자살하는 우리 사회에 생명의 소중함과 타인에 대한 위로가 얼마나 중요한지 꼭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
영화배우 차인표 씨(44 · 사진)가 2009년 위안부를 소재로 한 첫 소설 《잘가요 언덕》에 이어 두 번째 장편소설 《오늘예보》(해냄 펴냄)를 14일 출간했다.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신인작가 차인표입니다. 보잘것없는 책으로 이렇게 큰 행사를 해서…"라며 쑥스러워했다.
"첫 소설을 냈을 때 연예인이 쓴 책이라 안 보려고 했다는 독자 평이 많았거든요. '차인표'라는 이름이 소설을 쓰는 데 걸림돌이 되는구나 싶었지만 소설 외에는 제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못 찾겠더라고요. 제 작품이 서재에 꽂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도 많이 읽었으면 하고요. " 그는 외환위기 무렵인 1999년 봄 한강 반포대교 부근 둔치에서 물끄러미 강물을 바라보던 한 중년 남성의 모습을 보고 소설을 구상했다고 했다.
《오늘예보》는 사업에 실패하고 무료 급식소를 전전하다 자살을 시도하는 노숙자 '나고단',주식에 투자했다 빚을 진 후 드라마 보조출연자로 일당 4만원을 받는 '이보출',희귀병에 걸린 딸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조직폭력배 출신의 아버지 '박대수' 등 40대 중년 남성 세 사람의 하루를 좇아가는 소설이다. 간결하고 통통 튀는 문장 덕분에 쉽게 읽힌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잘 녹여냈다. 경쾌하면서 구성력도 손색없다.
"공중파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에 나온 유명인들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실제로 후배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 걸 지켜보면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죠.자살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닙니다. 스스로 태어나지 않은 삶이지만 끝까지 열심히 사는 것,그게 유일한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
그의 소설에는 평소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그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나 병원의 소아암 병동 풍경,보조출연자들이 겪는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서울 충암고와 미국 뉴저지주립대 경제학과를 나온 차씨는 아들과 입양한 두 딸을 두고있다. 그는 "특히 가족의 위로와 격려는 공기와 같은데 책을 읽고 아내가 '(당신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말해줬고 아들 정민이는 반 친구들에게 주겠다고 30권만 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영화배우 차인표 씨(44 · 사진)가 2009년 위안부를 소재로 한 첫 소설 《잘가요 언덕》에 이어 두 번째 장편소설 《오늘예보》(해냄 펴냄)를 14일 출간했다.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신인작가 차인표입니다. 보잘것없는 책으로 이렇게 큰 행사를 해서…"라며 쑥스러워했다.
"첫 소설을 냈을 때 연예인이 쓴 책이라 안 보려고 했다는 독자 평이 많았거든요. '차인표'라는 이름이 소설을 쓰는 데 걸림돌이 되는구나 싶었지만 소설 외에는 제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못 찾겠더라고요. 제 작품이 서재에 꽂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도 많이 읽었으면 하고요. " 그는 외환위기 무렵인 1999년 봄 한강 반포대교 부근 둔치에서 물끄러미 강물을 바라보던 한 중년 남성의 모습을 보고 소설을 구상했다고 했다.
《오늘예보》는 사업에 실패하고 무료 급식소를 전전하다 자살을 시도하는 노숙자 '나고단',주식에 투자했다 빚을 진 후 드라마 보조출연자로 일당 4만원을 받는 '이보출',희귀병에 걸린 딸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조직폭력배 출신의 아버지 '박대수' 등 40대 중년 남성 세 사람의 하루를 좇아가는 소설이다. 간결하고 통통 튀는 문장 덕분에 쉽게 읽힌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잘 녹여냈다. 경쾌하면서 구성력도 손색없다.
"공중파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에 나온 유명인들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실제로 후배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 걸 지켜보면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죠.자살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닙니다. 스스로 태어나지 않은 삶이지만 끝까지 열심히 사는 것,그게 유일한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
그의 소설에는 평소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그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나 병원의 소아암 병동 풍경,보조출연자들이 겪는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서울 충암고와 미국 뉴저지주립대 경제학과를 나온 차씨는 아들과 입양한 두 딸을 두고있다. 그는 "특히 가족의 위로와 격려는 공기와 같은데 책을 읽고 아내가 '(당신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말해줬고 아들 정민이는 반 친구들에게 주겠다고 30권만 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