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1대에 전자장치 60여개…한국 車업계도 SW산업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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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어 벡터코리아 대표
"한국의 완성차와 부품은 이미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차는 소프트웨어 덩어리죠.한국은 바로 이 자동차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아직 세계 정상급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
토마스 가이어 벡터코리아 대표(42 · 사진)는 14일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 뒤에 처져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그늘을 지적했다. 그는 "차가 하드웨어만으로 굴러가던 시대는 지났다"며 "지금은 차 한 대에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ECU)가 있고, 이 장치 간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형성돼야 정상적으로 차가 구동된다"고 강조했다.
1988년 독일에서 시작한 벡터는 각종 자동차 내 전자제어장치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솔루션을 연구 · 개발한다. 차 한 대에는 내비게이션,에어컨,ABS 브레이크,엔진 관리시스템 등 적게는 10개부터 많게는 100개의 전자제어장치가 탑재된다. 예컨대 현대 제네시스 한 대에는 60여개가 들어간다. 각 장치들은 외부 온도,주행 속도,교통 상황 등을 파악해 정보를 교환하며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벡터는 차 내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미국 일본 등 8개국에 현지 지사를 두고 있다. 국내 지사인 벡터코리아는 2007년 설립됐다. 현대 ·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와 각종 제어장치 부품업체를 포함, 400여개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가이어 대표는 "한국 자동차 대부분이 벡터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내 네트워킹 기술분야는 벡터를 비롯해 독일 보쉬 등 해외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는 "차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차 내 통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한국이 진정한 자동차 산업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이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고 있어 이 분야의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조언했다. 벡터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그만큼 한국을 전략시장으로 보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현재 벡터코리아는 독일 본사에서 개발한 솔루션을 판매 · 지원하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자체 연구센터를 만들고 인력을 충원해 국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벡터코리아의 매출은 90억원 수준.그는 "도요타 리콜 사태 이후 차량 안전성이 중시되면서 오랜 기술력이 있는 우리 솔루션을 찾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차량 네트워킹 노하우를 가지고 항공 우주산업 등 첨단 산업 분야로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
토마스 가이어 벡터코리아 대표(42 · 사진)는 14일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 뒤에 처져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그늘을 지적했다. 그는 "차가 하드웨어만으로 굴러가던 시대는 지났다"며 "지금은 차 한 대에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ECU)가 있고, 이 장치 간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형성돼야 정상적으로 차가 구동된다"고 강조했다.
1988년 독일에서 시작한 벡터는 각종 자동차 내 전자제어장치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솔루션을 연구 · 개발한다. 차 한 대에는 내비게이션,에어컨,ABS 브레이크,엔진 관리시스템 등 적게는 10개부터 많게는 100개의 전자제어장치가 탑재된다. 예컨대 현대 제네시스 한 대에는 60여개가 들어간다. 각 장치들은 외부 온도,주행 속도,교통 상황 등을 파악해 정보를 교환하며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벡터는 차 내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미국 일본 등 8개국에 현지 지사를 두고 있다. 국내 지사인 벡터코리아는 2007년 설립됐다. 현대 ·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와 각종 제어장치 부품업체를 포함, 400여개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가이어 대표는 "한국 자동차 대부분이 벡터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내 네트워킹 기술분야는 벡터를 비롯해 독일 보쉬 등 해외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는 "차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차 내 통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한국이 진정한 자동차 산업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이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고 있어 이 분야의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조언했다. 벡터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그만큼 한국을 전략시장으로 보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현재 벡터코리아는 독일 본사에서 개발한 솔루션을 판매 · 지원하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자체 연구센터를 만들고 인력을 충원해 국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벡터코리아의 매출은 90억원 수준.그는 "도요타 리콜 사태 이후 차량 안전성이 중시되면서 오랜 기술력이 있는 우리 솔루션을 찾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차량 네트워킹 노하우를 가지고 항공 우주산업 등 첨단 산업 분야로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