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국내 제네릭(복제약)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0조원을 기록한 세계 1위 제약사 화이자는 최근 100억원대인 국내 '젬자(항암제)' 제네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해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화이자 측은 "항암제는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심혈관계 및 중추신경계질환,안과용제제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제네릭 제품을 순차적으로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화이자가) 오리지널과 제네릭으로 동시에 공략해 올 경우 대형 병원뿐 아니라 국내 제약사들이 주도하는 동네병원 시장도 잠식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노바티스의 제네릭 전문사업부인 한국산도스는 화이자에 앞서 국내 제네릭 시장에 진출했다. '미르탁스정','에스시탈로프람정','프라미펙솔정','레보다정' 등의 신경정신계 약물은 물론 '비노렐빈주','파크리탁셀주' 등 다양한 항암제 제네릭을 시장에 내놓았다. 아스트라제네카,사노피아벤티스 등의 다국적 제약사도 국내 제네릭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두 회사는 "아직 초기 검토 단계일 뿐"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다빈도 처방약'은 실질적인 독과점으로 이미 '제약식민지' 상태로 접어들었다. 그 덕분에 의약분업 이전 18% 수준에 머물던 외자사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현재 4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라면 시장 점유율 50% 추월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