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설립된 대우건설은 에콰도르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 건설현장을 개척하며 현대건설 동아건설 등과 함께 해외 건설 붐을 주도했다. 국내에서는 세계 최단기간 원전 건설기록을 세운 월성 원자력발전소 3 · 4호기를 비롯해 경부고속철도,세계 최대 규모인 시화호 조력발전소,거가대교 등 굵직한 공사를 수행했다. 그러다가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최근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지만 그룹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지난 1월 산업은행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대우건설은 사실 강점을 많이 지닌 건설회사다.

◆시공 · 개발 능력 우수,재무건전성 제고

첫 번째,발전소 시공 능력에서 국내외 어떤 건설사보다 뛰어나다. 일단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발전소 설비용량 기준으로 최대인 2만1397메가와트(㎿)를 시공한 바 있다. 또 원자력을 포함한 각종 화력(복합화력,석유,액화천연가스)과 수력 조력 바이오가스 발전까지 모든 열원에 대한 시공 경험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아랍에미리트(UAE),이란 등의 중동 지역과 나이지리아,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각종 플랜트공사를 여러 차례 시공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 해외사업 수주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또 다른 강점은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시공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국내 LNG 생산기지 설비량의 64%를 시공했고,해외에서도 나이지리아 러시아 예멘 알제리 파푸아뉴기니 등지에서 LNG 생산설비와 저장시설 등을 다수 시공하며 시공 능력의 우수성을 검증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천연가스를 디젤유와 비행기 연료인 제트유 같은 액체연료나 화학물질로 전환시킬 수 있는 GTL(gas to liquid) 플랜트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데,대우건설은 이 방면에서도 국제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 번째 강점은 우수한 부동산 개발 능력이다. 대우건설은 연 평균 1만가구 이상의 아파트 분양과 각종 도시개발사업 참여를 거치며 다양한 부동산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하노이 THT(떠이호떠이) 신도시 프로젝트와 하노이 반푸 클레브 아파트사업 등을 추진하며 국외로 부동산개발권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에 발전과 LNG 가스 플랜트 관련 시공경험이 풍부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도 도시정비사업,신도시 개발사업의 발주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부동산개발 사업역량은 기업가치를 한 단계 레벨업시키는 원천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산업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한 수주경쟁력과 재무건전성 제고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국내외 개발사업에 금융 제공과 사업 공동참여를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앞으로 대우건설이 해외발전 사업에 참여할 때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남다른 강점이 될 것이다. 또 산업은행의 한도성 여신 확대를 통해 평균 보유자금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금융비용 부담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있을 때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시장 의존도 높고,유화플랜트 취약

약점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성장이 정체된 국내 발주 시장에서 72.7%(2010년 기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큰 폭의 외형 성장으로 기업가치를 빠르게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발주 시장은 정체돼 있다. 특히 주택업황 부진에 따라 국내 발주 물량에 대한 수주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수주 마진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과거 40%를 웃돌던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2007년 이후 낮아지고 있지만,전체 수주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2839가구의 적지 않은 미분양과 2조1000억원에 이르는 미착공 PF 대출액을 떠안고 있다. 분양시장 침체가 계속될 경우 실적 악화와 재무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

석유화학이나 정유 관련 플랜트 시공 경험이 부족한 것도 약점이다. 복합화력발전소,LNG 플랜트,원전 시공에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석유화학 플랜트에서는 경쟁사보다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해외수주 물량의 양적인 증가와 질적인 개선,물량의 안정적인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 hcho@iprove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