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측은 "교사의 자기 계발 시간을 늘리고 학생들이 학습 부담을 낮추게 됐다"고 환영했다. 반면 학부모 측은 "양육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난색을 나타냈다.
정부는 지난 14일 합동 브리핑을 통해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5일 수업제를 도입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정책발표에 수긍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교직원과 학생 모두 학교 외적인 시간이 늘어나 체험과 경험의 기회가 많아진다고 환영했다.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전교조)의 손충모 부대변인은 "주 40시간 근로시간 원칙에 따라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자는 의도로 방과 후 수업 등을 내놓는 반면 대책없는 주 5일 수업제 시행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부모들의 양육 부담이 과중 된다는 점도 제시했다.
자영업자이자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업무 특성상 주말에 쉴 수가 없다. 주 5일제가 본격화되면 양육에 대한 부담이 더해진 것이 사실" 이라며 "주말 오전에 학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 외에 별 다른 대안이 없다"고 걱정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자영업 종사자는 7만명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주말이 길어져 아이가 공부 외적인 부분에 시간 조절을 못해 나쁜 길로 빠지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비판 목소리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내놨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이미 2주에 한번 꼴로 주 5일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며 "토요일 수업은 오전에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충분히 실험 과정을 거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칫하면 학교와 학부모간에 '아이 떠맡기기'처럼 보일까봐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실제 주 5일 수업은 2000년 대 초반 시범 운영을 거쳐 2005년까지 전국 초 · 중 · 고에서 월 1회, 2006년부터 월 2회씩 시행되고 있다.
주 5일 수업 도입에 따라 연간 205일 안팎이던 수업일수(등교일수)도 보름 가량 적은 190일로 줄어든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이다.
하지만 학교장 재량 수업일을 현행 16일에서 20일로 늘려 학습 결손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주 5일 수업제가 시작되면 방학이 4일 정도 줄어들고 주중 수업시간이 약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학원 관계자 A씨는 "인터넷 강의 등으로 학원 성장세가 이미 꺾인 상황이라, 주 5일제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 이라며 "평일 수업시간이 늘어 날 수도 있어 아이들의 하교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실제로 수업을 해봐야 상황이 파악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참교육 학부모회의 장은숙 회장은 "학교나 지역사회가 토요일에 아이들의 특기적성을 키우는 교육이 시행되는 등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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