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돌 가수에 이어 한국 문학이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6일 한경과의 인터뷰에서"소설가 이문열, 조경란, 신경숙, 황석영과 고은 시인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최근 1~2년 사이 유럽에서 주목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인 고은과 소설가 이문열, 조경란 작가는 최근 독일문학진흥협회가 발표하는 '베스트 리스트'에 올랐다.

'베스트 리스트'는 독일문학진흥협회가 독일에서 출판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문학 작품 중 베스트셀러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문학적 성과를 올린 작품을 고른 명단이다. 한국작가가 리스트에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독일의 선정위원단은 "고은 시인은 우리 시대 위대한 서정 시인들의 샤먼" 이라면서 "이문열의 작품은 19세기 한국을 이야기하며 우리를 정신없이 그리고 홀리듯 먼 낯선 세계로 인도 한다"고 소개했다. 또 "조경란의 소설은 가볍게 읽히지만 미학적으로 대단히 수준 높은 놀라울 정도로 우아한 소설"이라고 극찬했다.

황석영 작가와 신경숙 작가는 프랑스에서 수년째 인기를 얻고있는 베스트 셀러 작가다.

오랫동안 프랑스에 체류했던 황석영은 현지에 '쥘마'라는 전담 출판사를 두고 '한씨 연대기', '삼포 가는 길', '무기의 그늘', '오래된 정원', '손님', '심청'등 번역 작품을 출판했다.

이 중 '심청'과 '오래된 정원'은 프랑스 언론 '르몽드'에 (Le Monde) 2006년과 2010년 '휴가지에 꼭 가져가야 할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황석영 작가의 작품은 현재까지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일어, 중국어 등 주요 언어로 번역됐다.

27개국에서 번역본이 출간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6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엄마를 부탁해' 출간기념회에는 100명 이상의 팬들이 몰려 신경숙 작가의 인기를 입증시켰다.

유럽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 한국문학 뿐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 아이돌 가수가 유럽에서 인기를 모으자 프랑스 팬들은 루브르 박물관 광장에 모여 한국 가수들이 프랑스에서 공연할 것을 요청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과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을 펼쳐 대성공을 거뒀다. 가수들의 프랑스 입국 당시 유럽 각국에서 1,500여명의 팬들이 공항에 몰려들어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르 몽드'는 한류 열풍이 일어난 가장 큰 이유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꼽았다. 이 신문은 "케이팝의 인기에 따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더 많은 한국의 문화상품 수출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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