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10번홀 ‘조심’…첫 홀로는 생소한 까다로운 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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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그레셔널CC 18번홀은 골프코스 설계의 결정판이다.그러나 10번홀은 그 정반대다.”
남자골프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는 필 미켈슨(40·미국)의 말이다.길이가 523야드이면서도 파4인 18번홀보다 10번홀이 승부처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 담겼다.올해 대회가 열리는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 10번홀은 파3홀이다.어니 엘스가 우승했던 1997년 당시에는 18번홀(파3)이었으나 그동안 리노베이션을 거쳐 올해는 10번홀이 됐다.
길이는 218야드(약 198.4m)가 될 것으로 보이나 라운드마다 티잉그라운드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190~220야드에서 셋업될 전망이다.티잉 그라운드가 높아 내리막 구조이나 맞바람이 자주 분다.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는 크나큰 워터해저드가 자리잡고 있다.그린 바로 앞도 물이다.그린은 좌우로 길게 누운 ‘슬림’ 형태다.그린 오른쪽에 하나,뒤쪽에 두 개의 깊은 벙커가 있다.그린 뒤 벙커 너머는 언덕이다.친 볼이 길었을 땐 연못을 향해 내리막 어프로치샷을 해야 한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156명의 선수들이 여유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1,2라운드는 1번홀과 10번홀에서 동시 티오프하도록 했다.선수들은 1,2라운드 중 한 번은 10번홀에서 라운드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
첫 홀이 파3로 돼있는 곳은 흔치 않다.최근 10년간 메이저대회를 보더라도 단 두 차례밖에 없었다.2001년 브리티시오픈을 열었던 잉글랜드의 로열 리덤&세인트앤스GC 1번홀(206야드)이 파3이고,2006년 US오픈을 개최한 미국 윙드풋CC 10번홀(188야드)이 파3디.두 곳은 워터해저드가 없다.국내 코스 가운데는 솔모로CC 퍼시몬코스 1번홀(245야드)이 파3홀이다.
문제는 선수들이 첫 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하는데 익숙지 않다는 점이다.더욱 그린이 워터해저드와 벙커,러프로 둘러싸여 있는 까다로운 홀이다.이 홀에서 라운드를 시작하는 선수들은 ‘오프닝 홀’을 어떻게 지나느냐에 따라 그날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짧으면 볼은 물에 빠지고,길게 치면 벙커나 깊은 러프에 들어가므로 파를 잡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켈슨은 “이 홀에서 ‘3’만 기록하면 성공적이다.나흘간 파를 노리겠다.그러나 ‘4’가 나와도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스티브 스트리커는 “3번부터 5번아이언까지 롱아이언으로 티샷해야 하는데 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털어놓았다.헌터 메이한은 “4,5번 아이언으로 티샷해야 하는데 그린 왼편은 여유가 없다.핀이 그린 좌측에 꽂히면 공략하는 데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리 웨스트우드는 “연습라운드때 4번아이언으로 티샷했는데,이른 아침에 티오프하면 샷이 짧아 물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클럽선택을 잘 해야 하는 까다로운 홀이다.”고 소감을 말했다.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라운드 전에 하는 연습 막바지에 이 홀 티샷을 위해 롱아이언샷을 특별히 몇 번 더 쳐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 날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선수는 양용은,앤서니 김,강성훈,노승열,루크 도널드,웨스트우드,마르틴 카이머,미켈슨,로리 매킬로이,더스틴 존슨,파드리그 해링턴,스트리커,레티프 구센,데이비드 톰스,스튜어트 싱크 등이다.
블루코스 10번홀이 18번홀을 제치고 ‘핸디캡 1’홀이 될 지,우승자를 판가름하는 승부처가 될 지 주목된다.
또 2001년 브리티시오픈 최종일 선두다툼을 벌였던 이안 우즈넘이 그랬던 것처럼 규정(14개)을 초과하는 클럽을 갖고나가 이 홀에서 벌타를 받는 선수가 나올 지도 관심거리다.우즈넘은 당시 드라이버를 2개 넣고 나가 클럽이 15개라는 사실을 2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알았다.첫 홀이 파3였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쓸 일이 없었고,따라서 골프백안에 든 클럽을 세밀히 세어보지 않은 결과였다.
한경닷컴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