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회의 역사를 자랑하는 US오픈은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세계 정상급 프로들의 땀과 눈물의 결실인 기록은 매년 깨지고 새롭게 작성된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흘러도 깨지지 않는 기록들이 있다.

18홀 최소타 기록은 1973년 조니 밀러가 미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드CC(파71)에서 세운 8언더파 63타다. 이 기록은 38년째 요지부동이다. 18홀 최소타 세계 신기록인 '59타' 같은 대기록은 잘 나오지 않지만 프로대회에서 9~10언더파는 컨디션 좋은 선수들에 의해 종종 작성된다.

하지만 US오픈은 코스를 어렵게 셋업하다 보니 여간해서 좋은 스코어가 나오지 않는다. 최근에 나온 베스트 스코어는 2009년 루카스 글로버가 뉴욕 베스페이지GC 블랙코스(파70)에서 기록한 6언더파 64타다.

헌터 메이헌(미국)은 이번 대회 코스인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71 · 7574야드)에서 2009년 열린 AT&T내셔널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2타를 쳤다. 당시 우승한 타이거 우즈에게 1타 뒤진 2위.62타는 지금까지 이 코스에서 나온 최소타 신기록이다.

지난 월요일 대회 코스에서 연습라운드를 마친 메이헌은 "지금의 상태라면 62타가 가능하다. 그러나 개막일인 목요일이 되면 그린이 더욱 단단해지고 러프가 더 자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쉽지 않다는 얘기다.

세계 랭킹 2위로 강력한 우승후보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US오픈의 코스 셋업은 한 번도 플레이해 본 적 없는 곳에 온 것 같은 놀라움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파를 잡기에 급급한 코스에서 과연 62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타이틀 방어도 쉽지 않다. 최근에 US오픈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1989년 커티스 스트레인지다. 이후 20년 넘도록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은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다.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한 사례는 딱 네 차례 있었다. 그것도 두 명은 2년에 걸쳐 작성했다. 리 트레비노는 1968년,리 잰슨은 1993년에 각각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벤 크렌쇼는 1986년과 1987년,타이거 우즈는 2001년과 2002년에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쳤다.

US오픈 최다 우승 기록(4승)도 당분간 깨지기 힘들 전망이다. 111회 동안 4명이 4승을 거뒀다. 윌리 앤더슨(1901,1903,1904,1905),보비 존스(1923,1926,1929,1930),벤 호건(1948,1950,1951,1953),잭 니클로스(1962,1967,1972,1980) 등이다. 3승은 어윈(1974,1979,1990),우즈(2000,2002,2008) 등 2명이다.

최악의 스코어는 역사 속에만 남아 있다. 제5회 대회인 1899년 오 맥카먼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CC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역대 18홀 최다 타수인 116타를 쳤다. 그는 직전해인 1898년 매사추세츠주 마요피아 헌트클럽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10타를 쳤다. 당시 클럽은 나무로 만든 것이었고 볼도 고무 속에 새의 털을 집어넣어 만든 '거터 퍼차 볼'이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