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는 일본 대형 식품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대대적인 생산 합리화에 나선다. 최신 생산설비를 도입해 효율을 높이는 업체부터 인근 공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회사까지 대응 전략은 다양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일본 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는 대신 생산원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내수 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올리면 곧바로 판매 감소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새 국제시장에서 콩 가격은 40%,밀 가격은 70%가량 급등했다.

일본 대형 식품업체인 닛신그룹은 핵심 생산시설인 요코하마 공장에 내년까지 50억엔을 투자해 제조설비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생산단가를 낮출 계획이다. 닛신은 또 제품 포장의 크기를 줄여 소비자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원료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닛신 관계자는 "제휴업체에 연간 8만t 규모의 식용유 생산을 아웃소싱해 원가를 줄이는 계획도 갖고 있다"며 "연간 수억엔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 하우스푸드는 올 연말까지 오사카 공장의 문을 닫고 나라현에 있는 공장으로 생산설비를 통합할 계획이다. 대신 나라현의 공장에는 최신 장비를 설치해 생산능력을 50% 높이기로 했다. 하우스푸드는 이를 통해 연간 2억~3억엔가량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최대 밀가루업체인 닛신제분은 내륙지역의 기존 공장 두 곳을 폐쇄하고 항구도시인 후쿠오카에 새로운 생산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새 공장에는 대형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접안시설을 만들어 상품을 바로 실어나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닛신제분은 이를 통해 연간 수억엔에 달하는 운송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