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금융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제2의 금융위기 발생을 경고하면서 의회에 부채한도 증액을 압박했다.

버냉키 의장은 14일 재정적자대책위원회 연설을 통해 "연방정부 부채한도가 증액되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등급 하락,달러 가치와 국채 가격 하락을 포함한 심각한 금융시장 붕괴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야당인 공화당을 겨냥해 "부채한도 증액 여부를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협상카드로 빼든 것은 잘못된 수단"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는 의회가 연방정부 채무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이날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부채한도 상향 조정 시한이 임박하면 다시 한번 금융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다음달까지 이 문제를 놓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초까지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하면 일시적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의회를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차입할 수 있는 부채한도(14조3000억달러)를 2조4000억달러 더 늘려달라고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은 부채한도를 늘리는 대신 재정적자 증가를 막기 위해 2조4000억달러에 이르는 예산 삭감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