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돼 발효되더라도 북한 개성공단 제품이 ‘역외가공’ 적용 혜택을 받아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은 현행 대북제재 시스템이 가동되는 한 불가능하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밝혔다.

미 CRS의 딕 난토 선임연구원은 15일 워싱턴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북한 문제 토론회에 참석,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9월1일 발효된 미 행정부의 대북제재 행정명령 13551호와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 규정에 따라 한미 FTA가 발효돼도 개성공단제품은 미국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난토 연구원은 “지난해 발표된 대북제재 행정명령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북한의 재화 서비스 기술의 미국 내 수입은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간접적(indirect)’라는 표현을 삽입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난토 연구원은 “직접적인 북한산 수입 금지는 오래전부터 해온 것이지만 간접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한미 FTA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회 일각에서 한미 FTA가 비준되면 북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 받아 미국으로 수입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현 제재시스템은 미국은 간접적인 방식의 북한산 제품 수입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난토 연구원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도 규정을 통해 북한의 재화 서비스 기술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인 방식이든 미국으로 수입될 수 없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접적인 방식의 수입 금지는 북한산을 사용하는 중국 한국 등 어떤 나라의 제품도 마찬가지로 미국으로 수입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도 대북제재가 단행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제품은 한미 FTA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한미 FTA 협정은 협정 발효 1년 뒤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를 열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여부를 다루기로 했고 남북간 경제협력은 ‘내부거래’로 간주해 개성공단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한국은 아세안(ASEAN)과의 FTA에서는 개성공단 제품을 ‘역외가공 특례’를 적용해 한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역외가공 특례란 한국상품의 원·부자재가 부가가치 기준으로 투입비용의 60% 이상 사용됐을 때는 개성공단 등 역외에서 만들어졌더라도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