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의 각종 경기지표 악화와 그리스발 재정위기 우려로 15일 글로벌 유가가 4개월래 최저수준으로 급락했다.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선물 가격은 4.6%나 빠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56달러(4.6%)나 떨어진 배럴당 94.81달러로 마감했다.4개월 만에 배럴당 95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장중 한때 배럴당 94.01달러 수준까지 가격이 밀리면서 올해 2월2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초 리비아 사태로 유가가 급락했던 수준으로 글로벌 유가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선 7월물 브렌트유가 전날보다 2.16달러 하락한 배럴당 117.3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이날 유가가 급락한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 해결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데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신임투표를 실시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리스발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짐 리터부시 리텁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유로화 급락 등 외부변화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유가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마킷워치는 “그리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거치면서 유가가 뛰었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각종 경기지표가 악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이날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지역 제조업 경기지수가 6월에 -7.8을 기록해 전달보다 급격히 하락하면서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미국의 5월 산업생산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았고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3% 올라 약 3년 만에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발표한 6월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가 13으로 집계돼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반면 장기적으로 유가하락이 계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원유 재고분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원유수요 전망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바클레이즈캐피털은 “5월 중국 경기지표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글로벌 원유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날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지난주 원유재고는 341만배럴이 줄어 감소폭이 예상의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했다.이날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1.80달러(0.1%) 오른 온스당 1526.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