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의 곁에 두고 싶은 책] 여성 속마음 알아야 '대박' 행진…"끊임없이 배려하고 의견 반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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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 절반의 진실|메리 로우 퀸란 지음|정경호 옮김|엘도라도|232쪽|1만2000원
여성은 전 세계 제품 및 서비스의 85%를 구매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영향력을 미친다. 여성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기만 하면 대박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여성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A제품이 정말 마음에 든다면서 B제품을 구매하고,C가게가 최고라면서 들르진 않고,TV광고를 극찬하면서 그 물건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여성은 남의 생각과 자기 생각을 조율하면서 살고 따라서 겉으로 하는 말은 '절반의 진실'이기 때문이란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저자 메리 로우 퀸란은 30년간 블루칩 고객을 컨설팅해온 마케팅 전문가다. 그는 오늘날 사업의 성패는 여성의 속마음 읽기에 달렸다고 말한다. 여성의 행동심리를 모르고 겉말에 의존했다간 실패하기 딱 좋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로 중년여성 전문 매장 '포스&타운(Forth&Towne)'을 꼽았다. 포스&타운의 기획 동기는 단순했다. '적합한 브랜드가 없다,좁은 탈의실에서 열여덟 살짜리한테나 맞을 법한 옷을 입어야 한다고 불평하는 이들의 말에 솔깃했던 것이다. 나이에 걸맞은 스타일과 사이즈,쾌적한 탈의실을 갖췄던 포스&타운은 그러나 얼마 못 가 문을 닫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빠트린 탓이라고 지적했다. '몇 살쯤으로 보이고 싶은지' 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50대 대부분이 "서른다섯쯤"이라고 답했을 테고 이에 맞춰 최신 감각과 편안함이 어우러진 매장을 열었어야 했다는 분석이다.
절반의 진실을 믿었다 혼난 건 유니레버도 마찬가지.2000년대 초 도브는 비누로 대표되던 브랜드를 스킨케어로 확장시키겠다는 포부 아래 '진정한 아름다움 캠페인'을 시작했다. '정직한 화장품 광고의 시작'이란 지지와 찬사가 쏟아졌지만 실적은 엉망이었다. 엄청난 돈을 퍼부은 2005년 12.5%였던 성장률은 2007년 1.2%로 떨어졌다. 2008년엔 50세 이상 모델을 내세운 '프로 에이지'를 출시했지만 그 결과 역시 참담했다.
프록터&갬블(P&G)의 전략은 달랐다. '올레이'는 원래 평범한 브랜드였지만 1980년대 후반 '난 우아하게 늙기 싫다. 나이와 싸우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1990년대엔 '성형수술 대안'이란 컨셉트로 마케팅,프로 에이지의 도전을 물리쳤다. 완전한 진실은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가 아니라 '실제보다 낫게 보이고 싶다'였던 것이다. 연간 70억달러의 뷰티시장이 형성되는 이유다.
그는 완전한 진실을 파악하자면 선의의 다짐(Good Intentions) · 공감 추구(Approval Seeking) · 순교정신(Martyrdom) · 자존심 보호(Ego Protection) · 비밀 유지(Secret Keeping)라는 여성의 다섯 가지 특성(GAMES)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제품 개발과 광고 · 마케팅은 물론 인간관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지 않는데 무슨 수로 그 속을 아느냐? 답답해 하는 남성(마케터)들에게 그가 주는 답은 한 가지다. "입을 닫고 끝까지 들어보라.여성의 의견을 반영하고 그들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끝없이 되돌아가보라."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왜 그럴까. 여성은 남의 생각과 자기 생각을 조율하면서 살고 따라서 겉으로 하는 말은 '절반의 진실'이기 때문이란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저자 메리 로우 퀸란은 30년간 블루칩 고객을 컨설팅해온 마케팅 전문가다. 그는 오늘날 사업의 성패는 여성의 속마음 읽기에 달렸다고 말한다. 여성의 행동심리를 모르고 겉말에 의존했다간 실패하기 딱 좋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로 중년여성 전문 매장 '포스&타운(Forth&Towne)'을 꼽았다. 포스&타운의 기획 동기는 단순했다. '적합한 브랜드가 없다,좁은 탈의실에서 열여덟 살짜리한테나 맞을 법한 옷을 입어야 한다고 불평하는 이들의 말에 솔깃했던 것이다. 나이에 걸맞은 스타일과 사이즈,쾌적한 탈의실을 갖췄던 포스&타운은 그러나 얼마 못 가 문을 닫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빠트린 탓이라고 지적했다. '몇 살쯤으로 보이고 싶은지' 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50대 대부분이 "서른다섯쯤"이라고 답했을 테고 이에 맞춰 최신 감각과 편안함이 어우러진 매장을 열었어야 했다는 분석이다.
절반의 진실을 믿었다 혼난 건 유니레버도 마찬가지.2000년대 초 도브는 비누로 대표되던 브랜드를 스킨케어로 확장시키겠다는 포부 아래 '진정한 아름다움 캠페인'을 시작했다. '정직한 화장품 광고의 시작'이란 지지와 찬사가 쏟아졌지만 실적은 엉망이었다. 엄청난 돈을 퍼부은 2005년 12.5%였던 성장률은 2007년 1.2%로 떨어졌다. 2008년엔 50세 이상 모델을 내세운 '프로 에이지'를 출시했지만 그 결과 역시 참담했다.
프록터&갬블(P&G)의 전략은 달랐다. '올레이'는 원래 평범한 브랜드였지만 1980년대 후반 '난 우아하게 늙기 싫다. 나이와 싸우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1990년대엔 '성형수술 대안'이란 컨셉트로 마케팅,프로 에이지의 도전을 물리쳤다. 완전한 진실은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가 아니라 '실제보다 낫게 보이고 싶다'였던 것이다. 연간 70억달러의 뷰티시장이 형성되는 이유다.
그는 완전한 진실을 파악하자면 선의의 다짐(Good Intentions) · 공감 추구(Approval Seeking) · 순교정신(Martyrdom) · 자존심 보호(Ego Protection) · 비밀 유지(Secret Keeping)라는 여성의 다섯 가지 특성(GAMES)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제품 개발과 광고 · 마케팅은 물론 인간관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지 않는데 무슨 수로 그 속을 아느냐? 답답해 하는 남성(마케터)들에게 그가 주는 답은 한 가지다. "입을 닫고 끝까지 들어보라.여성의 의견을 반영하고 그들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끝없이 되돌아가보라."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