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1조원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를 발행할 것이란 소식에 급락했다. 롯데쇼핑은 16일 3만8000원(7.24%) 하락한 4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창구로 이날 거래량의 절반에 가까운 18만여주의 매물이 쏟아졌다.

롯데쇼핑은 이날 장 시작 전 싱가포르 등 해외 금융시장에서 사모 CB 발행을 통해 9789억원(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만기 5년에 전환가액은 이날 종가보다 33.4% 높은 주당 65만원이다. 달러화와 엔화로 나눠 발행되며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이 주관한다.

특이하게도 채권에 대한 금리는 달러화채권의 경우 0%,엔화채권은 -0.25%를 적용했다. 채권을 사간 투자자들이 만기 때 원금 혹은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은 물론 롯데쇼핑이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도 붙어있다. 주관사인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성장 가능성 등을 높게 평가해 이처럼 좋은 조건에 CB 발행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 CB 발행에 따른 주가희석 우려 등이 부각되며 주가 급락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CB를 통해 조달된 자금 중 일부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5억달러가량의 외화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고,나머지는 투자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