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침체했던 지방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방 분양시장 회복에 힘입어 분양권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매수세가 형성되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올해 초 부산 · 경남권이 상승 반전한 이후 최근에는 대구 · 대전 · 광주권도 오름세다. 서울과 수도권은 여전히 약세다.

◆대전 한 달 새 1000만원 이상 올라

16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권 28만6856가구 중 전매가 가능한 19만1824가구는 지난달 평균 0.06% 올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선 0.15%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호재가 있었던 대전은 0.34% 올라 오름세를 주도했다. 이어 부산(0.23%)과 경남(0.15%)이 뒤를 이었다. 대전지역 아파트 분양권은 4월까지 하락세였으나 지난달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석봉동 금강엑슬루타워1단지 95㎡형과 117㎡형은 1350만원과 1150만원 각각 상승해 매도호가가 2억863만~2억1163만원,2억6044만~2억7344만원에 형성됐다.

부산지역 분양권은 오름세가 꾸준하다. 연지동 해솔공인 김석현 대표는 "지난달 집들이를 시작한 연지자이 2차는 133㎡형이 두 달 새 2500만원 오른 3억8000만~4억원,84㎡ A형은 2000만원 상승한 2억5000만~2억7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화명동 롯데캐슬카이저 전용면적 84㎡형이 1500만~2000만원 올랐고 다대동 다대푸르지오 110㎡형도 두달 새 1000만원가량 높은 2억7000만~2억8000만원대에 호가가 매겨졌다.

◆광주 · 대구지역으로 확산

광주지역도 활기를 띠고 있다. 수완동 무들알앤씨공인 서경옥 대표는 "수완지구 전매제한이 풀려 거래가 크게 늘었다"며 "이달 입주하는 대방노블랜드 전용 60~85㎡에 5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전했다. 신용동 GS첨단자이2차,쌍촌동 푸르지오,금호동 진흥더루벤스 등도 오름세다.

중대형 미분양 물량이 많은 대구지역도 분양권 하락세가 멈췄다. 월성동 광개토공인 서양숙 대표는 "미분양이 소진되면서 지난달부터 하락세가 멈췄다"며 "분양가가 낮았던 진천리슈빌은 500만~15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상승폭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지방아파트 분양권 가격 반등에 대해 부산발 분양 열기가 확산되고 전세난에 따른 내집마련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 3년간 신규공급이 뜸했던 데다 미분양이 줄어들어 분양권 거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모처럼 회복되고 있지만 금융위기 전 활황세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제한적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분양가가 낮거나 상대적으로 입지가 양호한 단지,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며 "중대형 미분양 물량이 적지 않은 상황인 만큼 투자 차원의 분양권 매입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