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LG전자 주가가 바닥을 모르는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LG디스플레이는 17일 3만원선이 무너지며 2만8450원까지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주가가 3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11월 이후 1년 7개월만이다.

전문가들은 이 두 회사 주가가 단기간 내에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부진한 실적 전망에 더해 시장의 신뢰도 깨졌다는 지적이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자체도 안 좋은 가운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예상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 수준이 절대적 기준에서는 저평가인 것은 맞지만, 수익률 부분에서 기대할 만한 요소가 없다"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명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은 지난 1분기 실적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밝힌 2분기 목표 영업이익인 2000억원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연구원은 "주가는 미국 경제지표 상황에 따라 제한적인 수준에서 현재 수준보다 더 빠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회복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센티멘탈)이 무너진 상태에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며 "다른 그림을 보여줄 만한 재료가 생기지 않는다면 투자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장 연구원은 "TV 패널 외에 태블릿용 패널이나 3DTV 편광패턴필름(FRB) 등 하이엔드급 제품들에 대한 장점이 부각될 수도 있다"며 "수익성이 좋은 제품들이라 (하이엔드급에 대한 유럽 미국 수요가 살아난다면) 기대해 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급락에 주가 급락에 권영수 사장은 최근 LG디스플레이 주식 1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보유 주식을 2만3000주로 늘렸다.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안다'는 최고 경영진의 주식 매입은 보통 바닥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이 역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한 중견증권사 연구원은 "경영진 입장에서는 하반기 실적개선을 근거로 과매도 국면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시장의 유보적인 입장을 변화시키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도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10시 56분 현재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600원(1.97%) 내린 7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7만8900원까지 하락하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주가가 8만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3월 이후 2년 3개월만이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와 판박이 같은 상황이다"며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판매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실망도 크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1011억원의 영업적자에서 실적개선(턴어라운드)이 기대됐던 휴대전화 사업부문은 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2분기 휴대전화 실적개선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감도 있지만 모멘텀도 없는 상황이라 자칫 지루한 흐름이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며 "8~9만원 사이에서 등락할 수는 있겠지만 의미있는 상승 흐름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