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하는 여인 왕친과 떠나겠다. "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억만장자 왕궁취안(49 · 사진)이 지난달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에 내연녀와의 도피를 선언했다. 그는 부인을 비롯한 가족과 지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이같이 통보하고 돌연 자취를 감췄다.

왕궁취안은 중국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완퉁의 공동 창업자다. 2006년에는 CDH벤처파트너스를 설립한 이후 국내외 기업에 9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내연녀는 장쑤성 소재의 투자기업인 중푸를 창업한 34세의 여성으로 추정된다.

중국 네티즌들은 연일 뜨거운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그의 발언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글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6만건 이상 퍼날라졌고,3만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불륜을 저지르고 돈과 명예를 포기한 남자"라고 비난하기도 하고 "돈보다 사랑을 선택해 멋있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 글을 올리기 전날 그가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에 게재한 동영상도 35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금이나 은이 1만세대에 걸쳐 지속된 적이 있었던가"라며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 이 감정뿐"이라는 시를 읊었다.

왕궁취안의 특별한 도피 선언과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은 중국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하기 시작한 것을 보여준다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정부에 대한 비판은 물론 사적인 얘기조차 자유롭게 하기 어려웠던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나웨이보는 만들어진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가입자 수는 중국 네티즌 4억5000만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억4000만명에 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