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한 '자영업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선정한 15개 자영업소를 대상으로 4개월 동안 집중적인 컨설팅을 실시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이 현장에서 진행한 컨설팅 내용은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 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됩니다.



Q)
경기 화성 지하철 1호선 병점역 근처에서 '튀바'라는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신경숙(49)입니다. 작년 1월 5000만원을 투자해 창업했는데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수제튀김 전문점이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치킨과 돈가스를 추가하고 호프집 개념으로 메뉴를 확대해 잠시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구제역 파동과 외식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이 줄어 지금은 하루 10만원 안팎인 날이 대부분입니다. 임대료,관리비,재료비를 제하면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어떻게든 끝장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올인하려 합니다. 종업원 없이 남편이 틈틈이 배달을 도와주고 있는데,저희 둘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 컨설턴트로부터 몇 차례 컨설팅을 받아 이달 초부터 치킨을 전문 아이템으로 잡고,배달 중심으로 메뉴를 개편했습니다. 전단지 4000부와 홍보책자 1만부를 배포한 상태입니다.

A)
점포 입지를 보면 배달 쪽으로 진작에 특화했어야 하는데 조금 늦은 점이 아쉽습니다. 튀바는 1번 국도와 연결돼 주거단지로 향하는 도로 옆에 있습니다.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화성시의 중심상권이 있고,그 안엔 먹자골목이 발달해 있습니다. 따라서 튀바가 입주한 상가는 일부러 차를 타고 찾아와서 먹을 만한 곳이 아닙니다.

인근에 1만가구 이상의 주택이 몰려있어 수요층이 충분한 만큼 홍보전략을 새로 짜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현재 10%에 불과한 배달주문 비중을 50%로 높이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점포 바로 앞에 시원하고 탁 트인 공간이 있어서 가볍게 맥주 한잔 마시고 가기도 좋아 보이네요.

음식 배달업의 성패는 '초반 융단폭격'에 달려 있습니다. 이달 초에 홍보책자 1만부와 전단지 4000부를 돌렸다고 하셨는데,힘들더라도 더 자주 돌리기 바랍니다. 전단지 배포가 중요한 이유는 발로 뛰는 과정에서 그 지역에 대한 밑그림을 확실히 그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객에게 월 3회 정도 문자메시지를 꾸준히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수신자 명단이 3000~4000명을 넘어가면 따로 광고를 안 해도 이것으로만 어느 정도 고정 주문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500명 정도를 확보한 상태인데,꾸준히 방문하는 손님들과는 명함을 꼭 교환해 고정고객을 계속 늘려가기 바랍니다.

물론 문자메시지는 스팸으로 인식돼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보낼 때 기술이 필요합니다. 발송시점을 주말에 TV 인기 오락 프로그램이나 축구경기 등이 시작되기 1시간 전쯤으로 해야 효과가 높습니다. 또 세번 중 두번은 상품을 홍보하고,한번쯤은 '내일은 화성에 비가 온다 하니 우산 꼭 챙기세요' '날이 많이 더워졌네요' 식의 자연스런 인사만 건네세요.

이런 마케팅은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아직은 효과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상권 안에 배달 음식점이 30곳이 넘어 경쟁이 치열한 만큼 꾸준히 해야 합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이런 걸 몇번 시도하다가 제풀에 지치는 경우가 많지요. 절대 위축되지 말고 끝까지 인내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단가는 낮고 손이 많이 가는 튀김요리를 많이 취급해온 건 실수였다고 봅니다.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주방 요리사도 따로 둘 수 없는 상태에서 업무부담이 과중해지면 자영업자들의 의욕이 꺾이기 쉽지요. 이달 들어 메뉴를 단순화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가격이 무난한 수준으로 책정됐고,계절적으로 치킨과 맥주를 많이 찾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호재입니다. 새로 선보인 '닭발 · 부침개 세트'도 배달용 주력 메뉴로 적합합니다. 튀바의 강점은 맛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양념과 소스를 직접 만드는 의뢰인의 요리 솜씨가 훌륭해 경쟁점을 추월하리라고 확신합니다.

배달뿐만 아니라 매장 내 장사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추가 융자를 받기 부담스런 지금 상황에선 홀 매출을 끌어올린 뒤 그 돈을 전단지나 책자 홍보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고객과 동석해 술까지 마시진 못하더라도,살갑게 얘기도 나누면서 단골을 늘려가시기 바랍니다. 매출이 어느 정도 오르고 나면 가시성이 다소 떨어지는 간판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기를 권합니다.

정리=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박균우 두레비지니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