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일 뿐이라면 굳이 명품차를 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미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슈퍼카'나 '럭셔리카'처럼 부의 과시나 '회장님 차' '사장님 차'처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오너의 개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까지 활용된다.
얼마 전 미국에서 대표적인 아메리칸 머슬카들을 시승해 봤다. 1960년대부터 미국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던 가장 대중적인 머슬카들로 쉐보레의 카마로,포드의 머스탱,닷지의 챌린저 등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3대 자동차 기업 GM,포드,크라이슬러의 머슬카다. 카마로와 머스탱은 이미 본 지면을 통해 소개했을 뿐더러 국내에 공식 출시돼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차량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닷지의 챌린저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1960년대 미국 젊은이들이 머슬카에 열광하기 시작하자 뒤늦게 이 같은 '붐'을 놓칠세라 크라이슬러의 닷지 디비전에서는 '챌린저'를 선보였다. 1970년 출시 당시 6기통 엔진부터 8기통 7.2ℓ 엔진까지 머슬카다운 엔진 라인업을 선보였던 1세대 챌린저는 대다수의 머슬카가 그러했듯 석유 파동과 배기가스 배출 규제 등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1974년 단종되고 만다.
1978년 2세대 챌린저를 선보였으나 정통성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다. 일본 미쓰비시가 만든 갤랑 람다 모델에 '챌린저'의 이름만 차용했기 때문이다.
20년이 훌쩍 지난 2006년 닷지에서는 북미 오토쇼에서 1세대 닷지 챌린저를 모티브로 한 컨셉트카를 발표한다. 그리고 2008년 '1세대 챌린저'의 정통성을 계승한 '3세대 챌린저'를 시판한다. 3세대 챌린저는 과거 1세대 모델의 성공적 재현과 더불어 컨셉트카의 세련된 외모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470마력의 6.4ℓ 헤미 엔진을 장착한 챌린저 SRT8 392 모델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모델은 총 1492대를 한정 생산한다고 알려졌는데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정식 수입되지 않았다.
'연비'와 '친환경'이 주목받는 고유가 시대에 머슬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이고 평범한 시각일 뿐이다. 으르렁거릴 때마다 지축을 흔드는 강렬한 배기음,부드러우면서도 넘치는 힘,터질 듯한 근육질의 외관까지.아메리칸 머슬의 매력에 빠진 이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수입차 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