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새 황제의 원맨쇼…"11년前 타이거 우즈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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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US오픈 3R 단독선두
2위 양용은과 격차 8타로 벌려
36·54홀 합계 최소타 기록 경신
4타 앞서다 최종라운드 역전패
'마스터스 악몽' 재연될지 주목
2위 양용은과 격차 8타로 벌려
36·54홀 합계 최소타 기록 경신
4타 앞서다 최종라운드 역전패
'마스터스 악몽' 재연될지 주목
2000년 US오픈을 제패하던 때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보는 듯했다. 폭발적인 드라이버샷,송곳 같은 아이언샷,자신감 넘치는 퍼팅.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제111회 US오픈은 로리 매킬로이(22 · 북아일랜드)의 '원맨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킬로이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2위 양용은(39)과의 격차를 8타로 벌렸다.
사흘 연속 선두를 달린 그는 비로 부드러워진 그린을 유린하며 합계 14언더파 199타로 54홀 최소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14언더파는 US오픈에서 전인미답의 스코어다. 이제 마지막날 지켜봐야 할 것은 그가 어떤 기록을 세우고 우승할 것인가와 누가 2위를 할 것인가만 남았다. 아니면 가능성은 작지만 메이저대회 사상 최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하는 불운의 선수를 지켜보는 것이다.
◆3퍼팅 한 차례도 없어
매킬로이는 첫날 6언더파 65타를 친 뒤 2라운드에서도 5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131타로 대회 36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2라운드 합계 두 자릿수 언더파는 처음이다.
매킬로이는 54홀 최소타 신기록도 작성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타를 깼다. 그는 54홀을 도는 동안 3퍼팅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보기 이상은 딱 두 번.2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친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져 더블보기를 한 것과 이날 '공포의 홀'로 꼽히는 10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뒤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한 것이다.
◆72홀 최소타 신기록 도전
그는 2000년 우즈가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에서 세운 72홀 최소타 신기록(합계 12언더파 272타) 경신에 도전한다. 최종일 1오버파만 쳐도 이 기록을 깬다.
최다 타수차 우승에도 도전한다. 2000년 우즈는 2위에 무려 15타나 앞섰다. 이 타수차는 4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 최다 타수차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 기록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매킬로이는 8타 앞섰지만 우즈는 당시 54홀을 마친 뒤 2위에 10타 앞서 있었다.
마지막날 매킬로이가 2언더파 이하를 쳐 60대 타수를 기록하면 111년 대회 역사상 5번째로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작성하게 된다. 같은 대회에서 나흘 연속 60대를 치는 것으로는 세 번째다.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스타트-투-피니시)' 우승은 지금까지 6차례 나왔다.
◆매킬로이의 역전패 가능성은
US오픈에서 지금까지 최다 타수차 역전패는 7타차다. 1960년 아널드 파머가 콜로라도 체리힐스CC에서 마지막날 65타를 치며 7타차 역전극을 달성한 바 있다. 대회 사상 가장 큰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우승에 실패한 사례는 1919년 마이크 브래디로 2위에 5타 앞섰으나 최종일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4월 마스터스에서 4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가 80타를 치며 공동 15위에 그친 적이 있다. 다시 이런 일이 재연되지 말란 법은 없다.
투어 사상 최다 타수차 역전 우승은 10타다. 199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폴 로리가 10타의 열세를 뒤집고 우승한 적이 있다.
양용은은 "2009년 우즈를 꺾고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기억을 떠올리겠다"며 "골프에서는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작년 한국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10타 앞서 있던 노승열(20)을 꺾고 우승한 적도 있다.
매킬로이가 흔들리지 않을 경우 최종일 누가 2위를 하느냐도 큰 관심거리다. 양용은이 합계 6언더파 207타로 2위지만 1타차 3위 그룹에 3명이 포진해 있다. 특히 랭킹 2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최종일 몰아치기에 나설 경우 2위 자리를 안심할 수 없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