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일본 도시바 등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힘을 합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바 호야 등 일본 기업 11곳이 공동 출자해 'EULV 기반개발센터(EIDEC)'라는 조직을 만들고 여기에 한국의 삼성과 하이닉스,미국의 인텔,대만 TSMC 등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의 연구개발센터를 이번 국제 공동 프로젝트의 연구 공간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과 정부가 공동 추진하는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외국 반도체 대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프로젝트의 목표는 2016년까지 반도체 회로의 노선 폭을 현재 제품의 절반 이하인 10나노미터(㎛ · 1㎚는 10억분의 1m)대로 축소해 반도체 용량을 키우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EUV)을 사용해 반도체 회로의 노선폭을 줄이는 기술을 확보하는 게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라며 "반도체 회로 원판인 '포토 마스크'의 제작기술 개발 등이 중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우표 크기의 메모리반도체에 고화질 영화 100편을 담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수준보다 3배가량 용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과 도시바는 '10나노 기술'을 휴대전화 등에 사용하는 낸드형 플래시메모리에 활용할 전망이다. EIDEC 회장에 취임한 사이토 쇼조 도시바 전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결집해 반도체 제조관련 난제를 하나씩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