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고추장을 놓고 상호 비방전까지 불사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CJ제일제당과 대상이 가격을 놓고서는 담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상은 2009년 4월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 출시를 앞두고 밀가루로 만든 기존 제품의 재고를 소진시키기 위해 대형마트의 고추장 제품을 40~50%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다.할인점에서의 통상적인 할인율(20~30%)보다 파격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CJ제일제당도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할인율을 높이며 맞대응했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할인율은 60%를 넘어섰고，팔수록 손해가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결국 두 회사 임직원들은 작년 3월 말 서울 모처에서 만나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고추장 제품 중 행사제품은 30% 정도만 할인 판매하자”고 합의했다는 게 공정위의 지적이다.대상은 5월，CJ제일제당은 6월부터 이를 실행하기로 구체적인 실행시기도 정했다.양사 임직원들은 이후 두 차례 더 만나 합의 이행방침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담합은 대상이 작년 10월 중순께 할인율을 다시 높게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5개월여 만에 깨졌다.

공정위는 할인점 행사용 고추장 제품의 할인율을 담합한 CJ제일제당과 대상에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4억3400만원，6억1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담합에 가담한 양사 고위 임원 2명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식품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관계를 형성해 온 것으로 인식됐던 두 회사의 고위 임원이 직접 담합에 가담했다는 것이 이번 사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고추장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CJ제일제당 42.8%，대상 36.9%，나머지 중소·영세업체가 20.3%로 추산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