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고 싶다. "

임기 만료를 한 달 앞두고 연임이 확정된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68 · 사진)은 금융위기 극복에 앞장섰다고 평가받는 신보에 대해 그리 후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안 이사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신보가 변화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이사장은 "3년간 신보를 경영해 보니 공기업 속성이 잘 안 바뀌고 타성에 젖어 창의성이 제대로 안 나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신보의 내부 혁신을 통해 중소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자신부터 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보니 2008년 신보 이사장 취임 이후 보증 청탁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들어준 적이 없다"며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곤란한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신보 이사장으로 있는 한 외압이나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에 의한 보증지원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을 상대로 보증을 대폭 확대해 대출을 꺼리는 은행들이 실물경제에 자금을 공급토록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기 대출을 회피하는 등 '비올 때 우산 뺏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국정감사장에서 명단을 공개하는 등 은행을 압박하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46조9000억원의 보증을 제공했다"며 "은행들의 중기 대출 순증액 21조1000억원의 거의 절반인 8조8000억원(41.7%)이 신보의 보증을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무조건 퍼준 것은 아니다"며 "신보의 부실률은 2009년에 전년도 5.0%보다 낮은 4.4%를 기록했고 2010년에도 4.7%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신보는 지난 1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양호)등급'을 받고 기관장 평가에서도 '양호' 평가를 받았다.

안 이사장은 "최근 중소기업 온라인 대출장터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중소기업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대출장터는 온라인상의 대출 거래 사이트로 중소기업이 최적의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이 장터에 대출 희망을 등록한 중소기업은 6574개다.
다음달 17일 임기가 돌아오는 안 이사장은 최근 정부의 유임 결정에 따라 내년 7월까지 1년간 더 신보의 사령탑을 맡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