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정보기술(IT) 3인방'이 추락하고 있다. IT 대표주로 꼽혔던 이들 3개사 주가는 현재 장부가(순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47조6310억원(각사 최고가 기준)에 달했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 17일 현재 반토막 수준인 23조4360억원대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순위도 LG전자는 2008년 4위에서 20위로,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7위와 60위에서 각각 26위와 109위로 밀려났다. LG그룹 IT주의 운명을 쥔 LG전자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애널리스트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실적과 주가의 본격 턴어라운드를 장담하기엔 글로벌 경기위축 등 주변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저평가 한목소리,상승모멘텀 "글쎄"

올해 초 12만원에서 출발한 LG전자 주가는 지난달 15일 10만원대가 붕괴된 후 20여일 만에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8만원까지 무너졌다. 17일 종가는 52주 최저가인 7만9800원이다.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난 노키아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헬싱키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노키아 주가는 올초 8.1유로에서 지난 16일 4.1유로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의 부활모멘텀을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 개선에서 찾고 있다. 휴대폰 사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주가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데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의 주가를 견인할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종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과 휴대폰사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옵티머스2X 등 신규 스마트폰과 3D TV 등의 글로벌시장 점유율 증가 등 가시적 성과가 주가 상승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최대시장인 북미와 유럽의 경기둔화 가능성,스마트폰사업의 경쟁 심화 등을 'IT 3인방'의 주가회복 속도를 늦출 변수로 꼽았다.

◆'IT 3인방'실적따라 주가차별화

스마트폰사업의 늦은 대응이 LG전자의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를 비롯해 아몰레드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까지 실적 부진의 '늪'에 빠뜨렸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LCD(액정표시장치)와 LED(발광다이오드) 업황 회복 등으로 3사의 주가가 함께 움직이는 '연결고리'가 끊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도 실망스러울 전망이다. 한화증권은 LG전자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35% 줄어든 14조2141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가전부문의 출혈경쟁으로 1232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 또 편광필름(FPR) 3D패널의 채택이 늘면서 3분기에는 확실한 실적 개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영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6%와 158% 증가한 7조1380억원과 4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던 LG이노텍도 2분기엔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000억원과 271억원에 달할 것으로 진단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