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은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돈이 들어오는 대로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KB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의 주식 운용 책임자들은 현재의 자금 운용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질 수 있지만 추가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조정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지난달 1조7665억원이 순유입된 데 이어 이달에도 5296억원이 들어오는 등 유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일 한국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위험 회피 성향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따지면 매력적"이라며 "기존 종목 구성 비중을 유지하며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송성엽 KB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지난 주말처럼 주가가 크게 하락한 날 주로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정보 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한국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로 낮아졌다.

이들은 빨라도 내달 중순은 지나야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 종료 후 미국 경기 상황을 보려면 7월 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원일 알리안츠운용 사장은 "3분기 실적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9월 이전에라도 반등할 수 있지만 기간조정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8월 말까지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변수는 역시 해외 쪽에 있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리스 사태 해결 방안이나 미국 경제지표 반등,중국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19~20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23~24일엔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조정에서 코스피지수 2000선이 깨질 수 있지만 하반기엔 2300~2400 수준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 본부장은 "미 경기는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보다 소프트패치에 가까워 8월 중순 이후 코스피지수는 230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사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년 연속 10% 이상 오른 적은 단 한번도 없어 올 연말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까지 본다면 조정기를 이용,정보기술(IT)과 금융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이들은 권했다. 송 본부장은 "시장이 반등할 때는 IT가 주도하는 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본부장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져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그동안 큰 폭으로 하락한 IT 금융주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서정환/임근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