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번 주 일제히 오른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따라 CD 금리가 상승한 여파로 각 은행들이 2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을 조정한다. 개인 금융부채가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으로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 신규 대출자가 적용받는 양도성 예금증서(CD) 연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3개월 변동금리)를 연 5.27~6.57%로 고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주보다 0.10%포인트 오른 것이다. 2009년 1월 초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작년 6월 중순 연 4.20~5.50%였다가 올 1월 연 4.73~6.03%로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주보다 0.07%포인트씩 오른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일 기준 연 4.86~6.30%,신한은행은 연 5.16~6.56%로 각각 공시됐다. 이는 1년 전보다 최고 금리가 1.13%포인트와 1.11%포인트 각각 오른 것이며 올초보다도 0.60%포인트와 0.58%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기준이 되는 CD 금리(91일물)가 올라서다. 지난 1월 CD 금리는 평균 연 2.93% 수준이었으나 지난 17일에는 연 3.56%까지 올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D 금리에 은행들이 덧붙이는 가산금리 폭은 변함이 없다"며 "이번 인상은 순전히 CD 금리 자체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CD 금리보다 변동폭이 낮은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오름세다. 우리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주택대출 금리(6개월 변동형)는 연 3.96~5.60%로 최고 금리를 기준으로 봤을 때 연초보다 0.35%포인트 올랐다. 1년 전보다도 0.69%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각각 연 4.44~5.94%와 연 4.17~5.57%로 1년 전보다 0.53~0.54%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가계 이자 부담도 급증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3월 말 개인 금융부채가 1006조6000억원으로 8년 새 2배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1년간 대출금리가 1.13%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11조4000억원가량 불어난다. 가계가 늘어난 이자를 갚기 위해 소비를 줄이면 기업 매출이 줄고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