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파이내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이 희귀금속 비축을 급속히 늘림에 따라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다.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수중음파탐지기에 쓰이는 테르븀 산화물이 3주 만에 킬로그램당 8750위안에서 2만위안으로 급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현재 세계 희귀금속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이 가운데 17개 품목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편광필름 등 하이테크 제품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FT는 “최근 중국 정부가 희귀금속 탄광의 생산량을 조절하고 수출을 규제해 일부 금속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계속 상승세를 보인 희귀금속 가격이 최근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중국의 애널리스트조차 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고 FT는 전했다.이들은 가격 추가상승을 노린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매입에 나선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이와 관련 유럽의 희귀금속 거래업자는 “현재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분명한 버블이며,이같은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희귀금속 수입국인 일본과 미국은 중국의 이같은 조치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지난해 중국은 수출을 40% 축소하거나 일시적으로 수출을 금지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기차엔진과 풍력발전용 윈드터빈에 희귀금속을 사용하는 제너럴일렉트릭은 최근 의회에서 미정부에 희귀금속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희귀금속 정책에 문제가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WTO는 현재 중국의 희귀금속 수출 제한에 대해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환경문제로 희귀금속 탄광에 대한 리스트럭처링에 들어간 것이 최근 가격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중국은 이를 통해 일부 문제가 있는 광산을 페쇄하고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그러나 중국 정부의 희귀금속 비축 정책이 가격상승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중국은 2010년부터 희귀금속 20만톤 비축을 목표로 한 ‘비축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20만톤은 중국의 연간 생산량의 두배에 달하는 것이다.
거래업자들은 여기에 더해 최근 핫머니가 시장에 들어와 투기심리를 부추긴 것이 희귀금속 가격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