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장인 이재혁 씨(33)는 레이싱 게임을 하기 위해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지텍의 '레이싱 휠 G27'을 구입했다. 이씨는 "핸들뿐 아니라 6단 기어,후진 기어를 포함한 기어 변속장치에 클러치,브레이크,액셀러레이터 등 페달까지 있어 키보드로 게임을 할 때와는 천양지차"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시장 성장과 함께 주변기기 시장도 함께 뜨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특정 게임에 마니아 계층이 생기면서 게임을 보다 전문적으로 즐기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게임시장이 연평균 20%에 가까운 성장을 거듭해 내년에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용 주변기기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같은 게임에서 최적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작 속도와 정확성을 중요시하는 1인칭 슈팅게임(FPS)이나 전략시뮬레이션게임(RTS)은 주변기기의 기능이 승부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작은 차이가 큰 승패를 가른다

게임용 제품들은 디자인부터 일반 제품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사용자들이 게임에 집중한 상태에서 편안히 조작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작은 실수도 게임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로지텍의 '게이밍 마우스 G700'은 자연스러운 굴곡 처리로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편안한 사용감을 준다.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4개,마우스 왼쪽에 3개,스크롤 아래 2개 등 세심하게 배치한 9개의 컨트롤 키를 통해 13개의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어 복잡한 동작을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다. 초당 1000회에 이르는 전송속도로 무선 상태에서도 끊김 없이 빠르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사이드와인더 X6 키보드'는 사용자의 편의와 취향에 따라 숫자 키패드를 키보드 좌우에 장착할 수 있도록 숫자 키패드와 문자 키패드를 분리시켰다. 게임을 할 때 여러 키를 계속 누르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제공하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탑재했다. 게임 중에 여러 키를 누를 필요 없이 최대 4개의 키를 한꺼번에 작동시킬 수 있다. 게임 중 눌렀던 키들을 저장해 다시 사용할 때 쉽고 빠르게 쓸 수 있는 매크로도 90개까지 저장할 수 있다.




◆무선으로 오래오래

선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로지텍의 '무선 게이밍 헤드셋 G930'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 충전기가 있어 사용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돌비 서라운드 7.1 기술을 적용해 적의 위치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이용자가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3개의 'G키'를 장착해 멀리서도 재생,일시정지,빨리감기 등을 할 수 있다. 볼륨 조절 롤러,마이크 음소거 버튼도 본체에 붙어 있어 기본적인 기능을 쉽게 쓸 수 있다.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마이크를 통해 게임 중 팀원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편리해졌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출시한 '사이드와인더 X8 마우스'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0시간까지 게임을 할 수 있고 게임을 하면서 충전이 가능해 배터리 교체를 위해 게임을 멈출 필요가 없다. 2.4㎓의 무선 주파수대역을 사용해 끊김 없이 유선 마우스와 동일한 반응을 보여준다.

게이머들이 자신의 취향과 편의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높을수록 보다 정밀한 조작을 할 수 있는 DPI(dots per inch) 조절 스위치가 있어 한 번 클릭으로 250~4000dpi의 고 · 중 · 저의 민감도를 즉시 바꿀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루트랙' 기술로 대리석,카펫,유리 등 어떤 표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게임별 전용 제품도 출시 잇따라

게임용 제품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특정 게임을 위한 맞춤형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게이밍 주변기기 전문 회사인 레이저에서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 2:자유의 날개' 전용 제품을 내놨다. 게이밍 마우스,키보드,헤드셋을 포함한 제품으로 스타크래프트 2에 최적화한 제품들이다. 모든 제품은 게이머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분당행동수(APM · Action Per Minute) 조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게이머들은 스스로 APM별로 빨강,노랑,파랑 등 8가지 색상을 지정해 자신의 상태를 게임 중에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레이저 불곰' 게이밍 키보드는 테란 사용자에게 최적화,오타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키를 높게 하는 등 키에 높낮이를 두어 빠르게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인 '드래곤에이지Ⅱ' 전용 제품도 출시돼 있다. 레이저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1인칭 슈팅게임(FPS) '배틀필드3'와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스타워즈9공화국' 전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