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의 주가가 2분기 실적부진 우려에 휩싸인 다른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차별화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장에 따른 지분매각 차익 발생은 물론 순수 영업활동에서도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20일 오후 2시24분 현재 삼성테크윈은 전거래일보다 4400원(5.06%) 급등한 9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엿새째 상승행진으로 삼성테크윈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8.75%의 급등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9.20%) 하이닉스(-18.10%) LG전자(-17.90%) LG디스플레이(-21.44%) 등 다른 IT주의 급락세를 감안하면 눈에 띄는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차별화의 이유로 먼저 실적을 꼽았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테크윈은 KAI 상장에 따라 KAI 지분 790만주 구주매출이 예정돼 있으며, 공모가 하단인 1만4000원 가정시 530억원 수준의 매각 차익이 발생해 2분기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순수한 영업 상황에 따른 영업이익도 527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3%와 73.9% 증가하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전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테크윈은 시장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적용받고 있으나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개선과 신규사업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설명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감시장비와 파워시스템 사업이 실적개선을 이끌고, 적자사업의 사업중단과 반도체 부품의 적자축소도 실적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기계업체로의 변화 가능성도 최근 IT주들의 급락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봤다.

권성률 연구원은 "조선해양용 가스압축기에 대한 수주가 이뤄져 에너지장비 사업이 현실화 단계에 진입했고, 반도체시스템 사업부는 기존 칩마운터의 라인업 확대와 삼성전자 반도체·LCD와 직접 연관된 장비사업 진출 등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소장의 대표이사 선임으로 신규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우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뚜렷한 사업방향성 부재로 기계 IT 의료장비 등이 혼재된 삼성테크윈의 사업부 재편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가스터빈과 가스압축기 등 기계산업에서 난이도 높은 제품을 제작하는 정밀기계업체로의 인식전환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삼성테크윈은 이미 GE 라이선싱 생산으로 통해 가스발전기 패키지를 한국 해군에 납품한 경험이 있고,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복합화력발전 수주 증가로 그룹 내부의 가스터빈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테크윈은 지금까지 시장에서 인식된 IT기업의 이미지가 아닌 발전, 에너지 관련 핵심부품 공급력을 갖춘 기계업체로 접근할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