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이면의 긍정적 신호를 봐야 합니다. 미국 기업에는 돈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2~3개월 후 코스피지수는 지금보다 높은 레벨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펀더멘털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으며 증시는 서서히 상승세를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체력을 감안할 때 지금은 '소프트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 둔화)'일 뿐이라는 것이다.

메릴린치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박 센터장은 미 경기 전망과 관련,주택시장에서 키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시장의 활기가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소비 경기의 선순환으로 연결된다는 논리에서다. 그는 "미 정부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매입 등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일부에서 전망하는 3차 양적완화보다 증시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센터장은 미국 기업대출 증가세를 희망의 단초로 꼽았다. 그는 "기업에 돈이 돌면 가계소비도 회복된다"며 "미국의 기업 실적 개선을 이끈 달러 약세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긴축정책도 다음달께 물가가 잡히면서 강도가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당분간 증시가 출렁이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한번쯤 뚫고 내려갈 수도 있지만 다음달부터 각종 변수들이 정리되며 변동성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소프트패치 국면을 거쳐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4분기 코스피지수는 2500까지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주도주 '차 · 화 · 정(자동차 화학 정유)'의 흐름은 중국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일찍 긴축을 푼다면 이들 주도주가 좀 더 오르고,미국이 먼저 턴어라운드한다면 정보기술(IT)과 금융이 부활할 것으로 봤다. 그는 "IT와 은행 조선 건설 등으로 시장 온기가 확산돼야 코스피지수도 고점을 높일 수 있다"며 "그때까지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키지 말고 장기 투자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글=김유미/사진=허문찬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