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지금] LS니꼬동제련의 도전…"도시광산서 年 7조 뽑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유일 '자원순환 플랜트' 단양 공장 가보니
기술력 세계 정상
자원순환 전문 제련소…벨기에·일본 2~3社 뿐
창립 후 첫 자회사
구자명 회장 "미래 먹거리"…단양 찾아 신사업 독려
기술력 세계 정상
자원순환 전문 제련소…벨기에·일본 2~3社 뿐
창립 후 첫 자회사
구자명 회장 "미래 먹거리"…단양 찾아 신사업 독려
LS니꼬동제련은 1936년부터 구리 제련이란 외길을 걸어온 회사다. 덕분에 국내에선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자리를 차지했고,이게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2005년 구자명 회장이 취임했을 때 그의 눈에 비친 LS니꼬동제련은 어딘가 위태로워 보였다고 한다. 칠레 등 자원 보유국들이 동제련 시장에 진입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성장 동력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LS니꼬동제련은 쓰다 버린 PCB(인쇄회로기판),휴대폰 등을 재활용해 구리,금,은 같은 금속을 뽑아내는 '도시광산'에서 길을 찾기로 했다. 세계적으로도 경쟁자를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으니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리고 이달 초 자회사 GRM에 1100억원을 투자,충북 단양에 국내 유일의 자원순환회사 공장을 완공했다.
◆중국에 도시광산 플랜트 수출
구 회장은 도시광산 사업의 2020년 매출 목표를 7조원으로 잡았다. 폐전자제품을 녹여 수조원의 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2020년 목표이긴 하지만 도시광산 사업으로 웬만한 중견기업 10개의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게 구 회장의 포부다.
의문에 답하듯 GRM 단양 공장에 들어서자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시간당 1t을 더 처리하면 연간 2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
김종영 GRM 대표는 "처리할 원자재만 충분히 확보하면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자원순환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련소는 LS니꼬동제련을 비롯해 세계 1위인 벨기에 유미코어와 도와제련 등 일본 업체 두세 곳뿐"이라며 "시장 자체가 독과점 형태"라고 덧붙였다.
자원순환 사업의 성패는 결국 폐가전제품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LS니꼬동제련이 작년 말 미국 폐전자제품 수거업체인 ERI에 지분(17.9%) 투자를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에 버금갈 만큼 큰 시장인 중국엔 아예 단양 공장을 본떠 자원순환 플랜트를 짓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 정부가 폐가전 처리와 관련해 환경보호를 강화하는 추세" 라며 "첨단 공해방지 시설을 갖춘 GRM 자원 순환공장 모델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추출률에 관해서도 LS니꼬동제련의 기술력은 수준급이다. GRM에서 생산하는 '블랙 카퍼'라는 검은색 분말에 들어있는 구리 함량은 75%다. 일반 동광석에 포함된 구리 함량은 4~5% 수준이다. 이광호 GRM 건설팀 부장은 "유미코어처럼 추출한 금속을 소재화하는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창립 이래 첫 신사업
LS니꼬동제련 임직원들은 신사업에 대한 아쉬운 기억이 있다. LG금속 시절부터 시작한 차량용 2차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외환위기 무렵 그룹 계열사인 LG화학으로 이관한 것. 이후 2005년 LS그룹으로 편입될 때까지 LS니꼬동제련은 이렇다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다.
구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자원순환 사업이 LS니꼬동제련의 미래 먹을거리"라는 점을 강조한다. 회사를 맡은 이후 이 일을 직접 계획했고,투자 결정도 내렸다. 단양 공장을 준공하기까지 구 회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단양을 찾았다. 강성원 사장보다 출장 횟수가 잦을 정도였다.
☞ 도시광산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동(銅)부스러기와 버려진 휴대폰,TV 등에 들어있는 PCB를 녹여 구리,금,은 등을 회수하는 자원순환 사업.희소금속을 캐낸다는 뜻에서 '도시광산(urban mining)'으로 불린다.
단양=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