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빅5, 합병 안 해도 '종합 IB'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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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자기자본 하한선 3조원으로 잠정 결정
대형사, 자본확충으로 가능…중위권社 '선택의 기로'
대형사, 자본확충으로 가능…중위권社 '선택의 기로'
기업대출,프라임브로커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는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되기 위한 최저 자기자본이 3조원 선으로 잠정 결정됐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은 합병이나 대규모 증자 없이 약간의 자본확충만으로도 종합적인 투자은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일 "투자은행 지정을 위한 최저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정해 일단 출발한 뒤 점차 기준을 높여나가는 단계적인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최저 자기자본을 4조원으로 정할 계획이었지만 과도한 진입 장벽이라는 업계의 이의 제기를 수용해 3조원 선으로 낮추기로 했다"며 "연내 출범하는 헤지펀드 시장의 초기 정착을 위해서도 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안을 오는 28일 열리는 '투자은행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 등에서 제시한 뒤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증권사 대형화 단계적 유도
정부는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증권사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투자은행의 최저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에서 결정할 방침이었다. 대우 삼성 현대 우리투자 한국투자 등'빅5'자기자본이 2조8000억~2조4000억원대라 합종연횡이 일어나려면 기준을 크게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고민 끝에 최저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정해 출발한 뒤 시간을 두고 높여 나가는 단계적인 방안으로 선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4조원 이상이면'빅 5증권사'외에는 사실상 투자은행 업무가 어려워져 중소형 증권사들에 지나친 차별이라는 지적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를 연내 출범시키려는 의지도 자기자본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금융위는 투자은행에만 기업대출과 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 등의 신규업무를 허용키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지주사 자기자본의 연결범위다. 금융위는 "금융투자지주회사는 위험을 감수하는 자본이기 때문에 연결을 기본적으로 허용하고,은행 보험 지주회사 등은 연결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로에 선 중대형 증권사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3조원은 대형사들이 올해 이익이나 잉여금을 자본으로 전입시키면 맞출 수 있는 규모여서 인수 · 합병이나 대규모 증자 없이도 투자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심은 중대형 증권사들의 행보에 쏠릴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 대신 하나대투 동양종금증권 등 자기자본이 1조9000억~1조3000억원대인 증권사들은 최저 기준으로 4조원이 거론될 때 불만이 많았다. 웬만한 규모의 합병이나 증자로도 맞추기 힘든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조원도 만만한 자금이 아니어서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100% 안팎의 대규모 증자나 합병으로 투자은행화할 것인지,브로커리지나 틈새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특화된 증권사로 살아남을 것인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중대형사들도 저마다 은행이나 산업자본을 끼고 있어 합종연횡의 폭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정태영 대우증권 전무는 "대형사들이 손쉽게 종합 IB업을 할수 있게된데다 중위권 증권사들도 투자은행이 되지 않더라도 대부분 업무를 그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 속도는 생각보다 더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금융당국 관계자는 20일 "투자은행 지정을 위한 최저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정해 일단 출발한 뒤 점차 기준을 높여나가는 단계적인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최저 자기자본을 4조원으로 정할 계획이었지만 과도한 진입 장벽이라는 업계의 이의 제기를 수용해 3조원 선으로 낮추기로 했다"며 "연내 출범하는 헤지펀드 시장의 초기 정착을 위해서도 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안을 오는 28일 열리는 '투자은행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 등에서 제시한 뒤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증권사 대형화 단계적 유도
정부는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증권사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투자은행의 최저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에서 결정할 방침이었다. 대우 삼성 현대 우리투자 한국투자 등'빅5'자기자본이 2조8000억~2조4000억원대라 합종연횡이 일어나려면 기준을 크게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고민 끝에 최저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정해 출발한 뒤 시간을 두고 높여 나가는 단계적인 방안으로 선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4조원 이상이면'빅 5증권사'외에는 사실상 투자은행 업무가 어려워져 중소형 증권사들에 지나친 차별이라는 지적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를 연내 출범시키려는 의지도 자기자본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금융위는 투자은행에만 기업대출과 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 등의 신규업무를 허용키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지주사 자기자본의 연결범위다. 금융위는 "금융투자지주회사는 위험을 감수하는 자본이기 때문에 연결을 기본적으로 허용하고,은행 보험 지주회사 등은 연결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로에 선 중대형 증권사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3조원은 대형사들이 올해 이익이나 잉여금을 자본으로 전입시키면 맞출 수 있는 규모여서 인수 · 합병이나 대규모 증자 없이도 투자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심은 중대형 증권사들의 행보에 쏠릴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 대신 하나대투 동양종금증권 등 자기자본이 1조9000억~1조3000억원대인 증권사들은 최저 기준으로 4조원이 거론될 때 불만이 많았다. 웬만한 규모의 합병이나 증자로도 맞추기 힘든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조원도 만만한 자금이 아니어서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100% 안팎의 대규모 증자나 합병으로 투자은행화할 것인지,브로커리지나 틈새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특화된 증권사로 살아남을 것인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중대형사들도 저마다 은행이나 산업자본을 끼고 있어 합종연횡의 폭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정태영 대우증권 전무는 "대형사들이 손쉽게 종합 IB업을 할수 있게된데다 중위권 증권사들도 투자은행이 되지 않더라도 대부분 업무를 그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 속도는 생각보다 더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