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 등 주도주 쏠림이 진행된 끝에 운수장비업종 시가총액이 전기전자업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1일 증시 중심축 다변화에 따른 안정성 강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위상이 약화된 정보기술(IT) 업종의 기업실적 하향 조정을 개별 업종 악재로 국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운수장비업종의 시가총액은 186조4000억원으로 기존 1위였던 전기전자업종(185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김 팀장은 "지난 20일 최초로 운수장비업종 시총이 2000년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1위를 차지했던 전기전자를 초월했다"며 "유통주식수를 감안한 지수산정 시총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조선이 중심이 된 운수장비 업종 시총이 전기전자 업종을 넘어섰다는 점은 증시를 이끄는 중심축 다변화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한국 증시를 이끈 '원톱'이 전기전자였다면, 이제는 운수장비, 전기전자, 금융, 화학 등의 과점 체제로 바뀌면서 시장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 증시는 부침이 심한 IT 사이클, 특히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시장 전반의 움직임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극대화됐던 2004년 3월의 경우 전기전자업종 시총 점유율이 31.7%에 달하기도 했다.

또한 이런 변화를 고려해 IT주 주가가 곧 한국 증시를 설명한다는 오랜 편견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김 팀장은 강조했다. IT주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면, 최근 IT업종 주도 하에 나타나고 있는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을 개별 업종 차원에서의 악재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非) IT 업종의 이익추정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고, 시장을 이끄는 중심축 다변화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의 코스피지수 수준은 이후 6개월 정도의 투자시계에서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