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투입해 2014년 판교에 R&D센터 설립
곽철호 삼양사 의약그룹장(59 · 부사장 · 사진)은 21일 "2011년은 삼양사 의약그룹이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그룹장에 취임한 곽 부사장은 1978년 삼양사에 입사한 뒤 경리,총무,영업 등을 두루 거친 정통 삼양맨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곽 그룹장은 "삼양 의약그룹의 경우 신약이나 제네릭(복제약)을 만들기보다 지난 세월 남들이 가지 않는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수술용 봉합사(몸에 녹는 봉합실)를 개발해 부동의 1위 원사공급업체로 우뚝 선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피하지 말고 물장사하지 말라는 것이 의약사업 초기부터의 변함없는 내부 방침이었다"며 "흔들리지 않고 걸어온 때문인지 최근 삼양이 독자 개발한 DDS(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일본 제약 1위 다케다사에 독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말했다.
삼양의 DDS 기술은 원하는 부위에 약의 효과가 정확히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첨단 '딜리버리'기술이다. 원하는 표적에 가서 탄두가 터지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미사일 유도장치와 같다.
삼양사는 향후 3년간 다케다로부터 DDS 기술료로 수백만달러를 받는 한편 다케다가 자체 개발한 siRNA(세포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하게 하는 새로운 개념의 유전자 치료제)의 용도에 맞는 약물전달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삼양은 또 약성분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형 주사제,붙이는 천식약 등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제약 사업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2014년 상반기에 판교 R&D 허브센터를 완공하고 생명공학 · 의약 · 바이오 파트를 모두 이전할 계획이다. 곽 그룹장은 "현재 350명 수준인 의약그룹 인력을 2015년까지 450명으로 늘리고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중소제약사 인수 · 합병(M&A)도 내년까지 꼭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M&A 규모는 대략 2000억원대.곽 그룹장은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금년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국내 제약업계는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M&A 시장에 나오는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제약사와 적극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A가 성사 될 경우 피인수제약사의 상호를 2년간 유지하고 기존 인력과 제품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 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