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공공기관 직원들은 2009년 한 해 동안 법인카드(클린카드)로 골프장과 노래방에서 1억2000만원을 썼다. B기관은 퇴임직원 환송회 명목으로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로 2000만원을 결제했다.

클린카드는 유흥업소에서 결제가 안되지만 이들은 카드사에 연락해 제한을 풀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청렴도 평가가 낮은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적발한 금액이 9억여원에 이른다.

이를 막기 위해 이르면 올해 중 전국 모든 공공기관에 법인카드 위법 · 부당 사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설치된다. 권익위는 21일 중앙부처 예산시스템 담당자 및 공직유관단체 감사관들과 협의회를 갖고 '법인카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디지털예산회계 시스템'과 '지방재정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만큼 여기에 법인카드 위법 · 부당 사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가 없고 재정부와 행안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이르면 올해 중 전국 1만2200여개 모든 기관에 설치될 전망이다. 이 중에는 국 · 공립학교들도 포함된다. 권익위는 정부 시스템을 쓰지 않는 금융감독원 농협중앙회 등 677개 공직유관단체에도 비슷한 프로그램 도입을 권고키로 했다.

프로그램은 정부가 정한 19개 금지업종(룸살롱 유흥주점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이 · 미용실 피부미용실 사우나 안마시술소 발마사지업소 실내외골프장 노래방 사교춤강습장 전화방 비디오방 카지노 복권방 오락실 성인용품점 총포류판매점)이나 심야 · 휴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 부처 감사담당자에게 정보가 바로 전달되게 하는 방식이다. 감사관은 법인카드 사용 임직원의 소명을 들은 후 처리 및 징계 여부를 정하게 된다.

권익위 관계자는 "몇몇 기관에 시험 적용해 본 결과 위반 건수가 현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공직자 비위를 상당수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