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대부' 존 폴슨 폴슨앤드코 (Paulson&Co) 회장(사진)이 중국 기업 투자로 큰 손실을 내 체면을 구겼다. 폴슨 회장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예견해 모기지 채권 공매도로 큰 돈을 번 인물로 유명하다. 그가 소유한 헤지펀드 폴슨앤드코는 37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폴슨앤드코는 중국 최대 벌목 업체인 시노포레스트(자한임업국제유한공사)의 지분 14%,3500만주를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폴슨 회장은 성명서에서 "시노포레스트의 재무제표 등의 불확실성 때문에 주식을 팔았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상장된 시노포레스트는 최근 자산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90%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 4월 한때 25달러를 넘었던 주가가 최근에는 2.6~2.7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머디워터스라는 리서치회사가 시노포레스트가 중국에 보유하고 있는 삼림이 과대평가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게 발단이 됐다. 시노포레스트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사실 여부 판단을 제3의 기관인 PwC에 의뢰했다. 폴슨앤드코는 이번 시노포레스트 주식 매매로 5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올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폴슨앤드코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폴슨 회장은 올해 미국 경제 회복과 주식시장 강세에 베팅해왔다. 그러나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면서 폴슨앤드코가 운용하는 펀드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90억달러 규모의 어드밴티지플러스펀드는 5월에만 6% 가까이 폭락해 올 들어 누적손실이 7.6%로 늘어났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